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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G7 정상회담

룰라 "브릭스, G7 대항마 아냐"… 중국·러시아와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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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중·러
미국에 맞선 '반서방 연대' 구축 야심
브라질·인도는 '신중 모드' 계속 유지
한국일보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왼쪽부터) 브라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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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를 중심으로 한 반(反)서방 연대 구축 가능성을 부인했다.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방문 중인 룰라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브릭스는 주요 7개국(G7)이나 주요 20개국(G20)의 대항마가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경쟁 체제를 구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하기 위해 브릭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중국·러시아와는 선을 그은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도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한 이후 미국,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회복했다"고 언급하는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극단적인 극우 성향을 보인 탓에 미국이나 유럽과 종종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외연 확장을 위한 회원국 확대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다. 당장 신규 회원국을 받는 데 대해 신중한 브라질과 인도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기준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부터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과의 경쟁이 신냉전으로 비화한 중국,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러시아는 브릭스의 외연 확장에 적극적이다. 특히 최근 한미일 공조 강화에 맞서 브릭스를 'G7 대항마'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대독한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어떤 저항이 있더라도 브릭스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는 브릭스 플러스 모델을 확장해 회원국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브릭스 회원국 확대 문제에 대해 남아공은 중국과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 확장을 위한 원칙과 기준, 지침, 절차 등을 담은 문서를 마련해 각국 정상들에게 제출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를 토대로 브릭스의 회원국 확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화상 녹화 연설을 통해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 제재로 국제 식량 안보가 위태로워졌다"며 서방의 제재를 비난했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화상으로만 참석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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