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1일 사이 발사” 日에 통보
5월 실패이후 3개월만에 재시도
한미일 실시간 정보공유 가동 주목
5월 31일 발사된 천미라-1형 로켓.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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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다시 발사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맹비난하며 도발을 예고한 것. 5월 31일 첫 발사에 실패한 지 3개월 만에 정찰위성 재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한미일 정상이 이번에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을 합의한 만큼,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3국 간 안보협력 시스템이 가동될지 주목된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일본 해상보안청에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북한 남서쪽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을 해상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본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역 항행구역 조정국으로,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받으면 이를 고시한다.
북한이 설정한 위험구역 3곳은 앞서 1차 발사 때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에 1차 발사 때와 동일한 위성 운반체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발사 예고 첫날(24일) 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는 “북한의 소위 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구체화된 핵전쟁 도발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정찰위성 발사가 21일 시작된 한미 연합연습을 겨냥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 이어 “캠프 데이비드 모의 시 조작된 합의사항들이 추가로 실행된다면 조선반도에서의 열핵대전 발발 가능성은 보다 현실화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北, 정찰위성 발사 실패때와 같은 낙하구역 설정
정찰위성 재발사 예고
정권수립일 앞두고 UFS에 맞불
軍 “만리경 1호급, 군사 위협 안돼”
북한이 22일 예고한 정찰위성 재발사는 전날(21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 프리덤실드)와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강화에 대한 맞불 도발로 보인다. 또 북한의 정권 수립 75주년(9월 9일)을 앞두고 축포를 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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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와 남해상, 필리핀 동쪽 해상에 설정한 직사각형 형태의 ‘해상 위험구역’ 3곳의 동경과 북위 좌표는 5월 1차 발사 때와 정확히 일치한다. 3곳에 1단 추진체와 페어링(위성보호덮개), 2단 추진체가 각각 낙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발사 때와 같은 규모의 운반체(천리마-1형)와 위성체(만리경-1호)로 재발사를 시도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날씨 등 큰 변수가 없는 한 1차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예고 기간 첫날(24일)에 발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북한이 1차 실패 원인으로 발표한 로켓 엔진 결함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최근까지 평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의 집요한 정찰위성 발사 시도는 한미에 절대적 열세인 정찰 감시 능력을 만회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미는 최첨단 정찰위성·고고도정찰기 등으로 북한 내부를 거의 실시간으로 훤히 들여다보는 반면에 북한은 대응 전력이 거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1년 정찰위성을 ‘5대 핵심전략무기’로 선정하고, 5년 내 다량의 정찰위성 배치를 공언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미 전략자산 전개와 한국군 동향 등을 사전에 파악해 기습 핵타격 위협을 제고하겠다는 것.
하지만 만리경-1호급 위성체 발사에 성공해도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우리 군의 판단이다. 앞서 군은 5월 첫 발사 실패 후 서해에서 인양한 만리경-1호의 주요 부품을 한미가 공동 조사한 결과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군 소식통은 “(만리경-1호는) 서브미터(가로세로 1m 미만 물체 식별)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했다. 북한이 정찰위성의 핵심인 광학감시장비 기술 개발은 한참 뒤처진다는 것. 올해 말 우리 군이 쏘는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0.3m 수준이다.
통상 위성은 발사 전날 발사대에 세운 뒤 전기·기계적 점검 절차를 거쳐 발사 당일 연료·산화제 주입 후 발사 단추를 누르게 된다. 북한이 24일 발사한다면 23일엔 이동식 조립 건물을 발사대로 이동시켜 정찰위성이 탑재된 운반체를 기립하는 등 막판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서해상에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이 가능한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등 감시 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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