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 러 전략폭격기 파괴
모스크바 공항 3곳 일시 폐쇄
22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서북부 노브고로드주의 솔치2 공군기지에 배치된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 초음속 폭격기 투폴레프 Tu-22M3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의해 파괴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9일 우크라이나군의 헬기형 드론 공격으로 폭격기가 “손상”됐다고 밝힌 바 있다.
Tu-22는 냉전 시대에 개발된 장거리 폭격기로, 그 최신 모델인 Tu-22M3은 약 2만4000㎏의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한 채 시속 2300㎞로 비행할 수 있다. 러시아는 약 60대의 Tu-22M3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공격이 공군 전력에 큰 타격을 준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공격 대상이 된 솔치2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50㎞ 떨어져 있다.
국경에서 450㎞ 이상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도 이틀 연속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상공에서 드론 두 대를 모두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공격으로 모스크바의 주요 공항 3곳이 일시적으로 모두 폐쇄됐다. 모스크바에선 지난 17일과 18일에도 드론 공격이 벌어져 도심 건물이 파손되고 공항이 통제됐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대폭 늘렸다. 공격에 사용된 드론 상당수가 러시아군에 의해 격추되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은 비슷한 방식의 공격을 더 자주, 더 과감하게 실행하며 타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BBC는 러시아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올해 들어 러시아 영토가 드론 공격을 받은 사례가 최소 14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공격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브랸스크와 벨고로드 지역, 수도 모스크바에 집중됐다. 러시아군의 비행장과 석유저장시설, 기타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모두 표적이 됐다.
서방 동맹국들이 나토가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말 것을 무기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면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타격 능력이 강한 장거리 미사일 등의 무기보다 자체 개발한 드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사일보다 제조 비용이 싸고 대량 생산이 쉬운 점도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 초 개시한 ‘대반격’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드론을 이용한 본토 공격으로 전황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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