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증권 업무 금지' 美 글래스-스티걸법과 비슷" 평가도
미국 빅테크 애플리케이션 로고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시행이 임박한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디지털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는 오는 25일부로 디지털 서비스법(DSA) 시행에 들어간다. DSA는 특정 인종, 성, 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 학대 등과 관련된 콘텐츠의 온라인 유포를 막기 위해 도입된 법이다. 금지조항을 어기는 업체에는 연간 매출의 최대 6%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EU는 다음 달 초 디지털시장법(DMA) 상의 규제 대상인 '게이트키퍼'를 확정할 전망이다. DMA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대형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하는 법안이다.
이들 법안은 과거 미국에서 은행의 증권 업무를 금지했던 글래스-스티걸법과 비슷할 정도로 유럽의 디지털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분야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비저는 "빅테크에 글래스-스티걸법과 같은 순간"이라면서 "사실상 전무했던 규제가 엄격해질 것"이라고 봤다.
마틴 후소벡 런던정경대 교수는 "핵심 변화는 서비스를 어떻게 설계하고 이용자 대상 규정을 해석할지와 관련해 빅테크가 독점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구글과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기업) 등 빅테크들은 대응을 위해 직원 수천 명을 투입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지니어링 문제에 거액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크롬으로 우위를 점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EU가 경쟁을 촉진하려 하는 것과 관련, 구글은 스마트폰 인터넷 브라우저의 선택화면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EU가 애플의 모바일 사업모델과 관련한 경쟁을 촉진하려 하는 가운데, 애플도 이용자들이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아이폰 앱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개발 중이다.
메타는 투명성 관련 규정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콘텐츠가 삭제되지는 않았지만 눈에 덜 띄는 식으로 바뀔 경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아마존은 플랫폼 내 제3자 판매자와 관련한 정보 공개를 늘리고 소비자들에게 불법 가능성이 있는 제품·콘텐츠를 표시할 새로운 방안을 만들고 있고, 틱톡은 개인맞춤형 대신 해당 지역 인기도에 따라 영상을 보여주는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EU 당국자들은 중단기적으로 디지털 시장이 더욱 공정하고 개방되기를 원하며, 이러한 규제를 통해 궁극적으로 혁신적인 생각이 기존 회사에 도전하기 수월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혀왔다.
DMA 집행 담당자 중 한명은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며, 매우 장기적인 프로젝트"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운 법이 유럽 내에서만 적용되지만, EU 규제가 국제사회에서 자주 본보기로 작용해온 만큼 세계적으로 파급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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