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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타네샤 잭슨(왼쪽)·샬롯 윌슨(오른쪽)
"서양 작곡가들이 처음 K팝을 접하면 정말 '미친'(crazy) 것처럼 들려요. 팝이 주로 정해진 형식을 따라 단순하게 진행된다면 K팝에는 어떤 형식도, 제약도 없으니까요. 장벽과 한계를 허무는 건 오롯이 창작자의 자유죠."
세계를 사로잡을 K팝 히트곡을 만들기 위해 북미 팝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12명이 서울에 모였습니다.
K팝 프로덕션 그룹 에이드메이드(ADEMADE)의 주최로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열리는 송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작곡가 타네샤 잭슨은 최근 강남구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팝 음악과 달리 창작자가 모든 제약과 한계를 허물 수 있는 게 K팝의 매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캠프는 여러 음악가가 한 공간에 모여 공동으로 음악을 만드는 작업 방식으로,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들이 처음 국내에 들여오며 K팝 창작의 주요한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에이드메이드 송캠프는 이전에 K팝을 접해본 적이 없는 다양한 경력의 음악가들을 모아 전에 없던 신선함을 K팝 시장에 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송캠프를 주최한 프로덕션 그룹 에이드메이드는 K팝과 방송, 영화 음악 등에서 활동해 온 젊은 프로듀서 10여 인(김성태·심강선·박준익·이민재·이재원·김유철·김동원·강연누·황태근 등)이 올해 초 의기투합해 만든 신생 프로덕션입니다.
이들은 이번 송캠프를 통해 기존 K팝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이들 외에 새로운 작곡가를 발굴하고 K팝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습니다.
김성태 프로듀서는 "대부분의 K팝 송캠프는 K팝만을 전문으로 만드는 작곡가 중심으로 열리는 반면 이번 송캠프에는 미국 팝 시장에서 주로 활동한 작곡가들이 참여해 다양성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중 한 명인 타네샤 잭슨은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이자 작곡가로, 도자 캣, 존 레전드 등 유명 팝스타의 노래를 작곡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번 송캠프를 통해 K팝에 처음 도전한다는 그는 "K팝은 팝과는 또 다른 하나의 새로운 세계"라며 "나만의 색과 스타일을 음악에 자유롭게 녹여낼 수 있어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드메이드 송캠프에 참여한 작곡가와 프로듀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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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난 샬롯 윌슨은 있지의 '낫 샤이'(Not Shy)를 비롯해 엔믹스, 강다니엘, 엔하이픈 등과 작업한 K팝 베테랑 작곡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K팝 외의 분야에서 활동하던 음악가와 함께 일하니 확실히 신선한 멜로디와 참신한 색채들이 더해지고 있다"며 "K팝의 특색과 균형을 맞춰나가는 작업이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팝스타와 작업해 온 작곡가들이 K팝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K팝이 최근 몇 년 사이 북미를 비롯한 세계 음악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잭슨은 "K팝은 미국에서 이미 주류이고 모두가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이라며 "정상급 가수들이 K팝을 언급하고 협업하는 일은 흔해졌으며, 작곡가들에겐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것이 세계적인 히트곡을 만드는 새로운 경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팝 음악이 주로 정해진 형식과 흐름을 따라 만들어지는 반면 K팝은 창작자에게 어떠한 한계를 정해두지 않아 더 큰 난이도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팝은 사실 형식이 단순해요. 반면 K팝은 한 곡 안에 랩부터 노래, 다채로운 비트와 템포가 녹아있고 에너지가 흘러넘치죠. K팝이 팬덤의 규모나 마케팅의 영향력이 큰 분야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선 음악적으로도 팝보다 다양성과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윌슨)
이들은 앞으로 K팝의 다양성이 더 확장돼 아프로비트 등 더 많은 장르를 포용할 수 있는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K팝은 어떤 형태의 '크로스오버'(융합·Crossover)에도 열려 있는 음악입니다. 앞으로 K팝과 팝 작곡가의 구분 없이 더 다양한 소리와 사람을 융합하는 것이 K팝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잭슨)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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