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떨리고, 움직임이 느려진다. 몸이 뻣뻣해지며,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다. 종종 넘어져 다치는 경우도 많다. 파킨슨병의 대표 증상이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2만547명, 하루 평균 330명꼴로 병원을 찾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에는 전형적인 운동장애보다는 후각장애, 변비, 우울 증상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잘 살피고 이상 증세가 보이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의 운동장애 중 가장 일찍 나타나는 증상은 대부분 미세한 떨림 증상이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생성이 안 돼 발생한다. 반면에 파킨슨증후군은 도파민의 생성은 정상이지만 뇌 자체의 병변이나 고장으로 도파민이 제 역할을 못 해 생긴다. 증상은 매우 유사하지만 예후와 치료는 크게 다르다. 도파민은 근육을 조절해 신체 운동과 평형에 관여하며 기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파민이 생성이 안 되거나 기능을 제대로 못 하면 기계에서 윤활유가 부족할 때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떨림, 서동, 경직, 보행장애 등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제제를 투여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거의 정상적인 생활도 가능하다. 이 시기를 ‘허니문 기간(Honeymoon Period)’이라고 하는데, 개인차는 있지만 대개 5~7년 정도 이어진다. 다만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도파민 제제를 투약한다고 해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결국 용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때 발생하는 부작용이 도파민에 의한 이상 운동증이다. 또 우리 몸의 도파민 수용 능력도 점차 퇴행해 약효 지속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진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것이 뇌심부 자극술(DBS·Deep Brain Stimulation)이다. 뇌심부 자극술은 미세한 전극을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수술 후 전기 자극 발생장치를 작동시키면 뇌에 심은 전극에 전기 자극이 시작되고 서서히 이상 운동 증상이 호전된다. 즉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올려줘 약물의 용량을 줄임으로써 약물치료에 의해 발생한 부작용을 완화하고 환자가 허니문 기간처럼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도록 한다. 다만 적응증은 파킨슨증후군이 아닌 파킨슨병이어야 하고, 뇌에 심한 위축이나 다른 병변이 없으면 노령도 가능하지만 심한 정신 질환이나 치매가 있는 경우는 수술이 어렵다. 또 운동장애 이외의 증상은 호전이 쉽지 않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힘든 난치성 질환이다. 하지만 치료제와 치료 기술의 발달로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졌고 남은 삶의 질도 향상됐다. 적극적 치료에 대한 부담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밀한 검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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