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영어교육 요구도 지연 요소…'내년 후반 투입' 전망까지
미군 F-16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미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대식 전투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 및 정비능력이 필요한 점, 이 과정에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가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항공 우위로 인해 F-16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서방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직 훈련조차 시작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17일 미국이 F-16 내년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방공망 밖에서 날아드는 러시아군 제트기의 장거리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를 향한 반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F-16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래픽]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남부 전선에 투입된 한 우크라이나 해병대원은 "장비와 화력 측면에서 항공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국군이 F-16을 갖추게 되면 러시아군 역시 자신들과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후방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들어줄 수만 있다면 많은 것들이 쉬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줄기차게 F-16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서방의 반응은 더뎠다.
이와 관련해 CNN은 "F-16 전투기에 필요한 엄청난 훈련량과 정비력을 고려하면, 아직 참전하지 않은 나토를 그 어느 때보다 참전에 가까이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단 우크라이나가 밤낮에 걸쳐 스스로 F-16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인 데다, 이같은 과정에서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나토 인력이 조력에 나서거나 해당 전투기를 나토 영토로 가져와 수리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참호 속에 웅크린 우크라이나군 병사 |
CNN은 "F-16 인도를 서둘렀다가는 나토가 전쟁에 끌려들어갈 리스크가 너무 높다는 계산이 나왔을 수 있다"며 "그보다는 우크라이나가 한 손이 뒤로 묶인 채로도 반격에 성공하는 것에 베팅하는 편이 쉽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오리히우 전장 지하에서 전투기의 공습을 대비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 입장에서는 이런 도박은 냉담하고 무심해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난 17일 미국이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미국산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을 요청할 경우 이를 신속히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과 관련해 "이것이 F-16 공급 가속화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본격적인 F-16 훈련 프로그램에 앞서 영국에서 4개월간 영어를 공부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도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곳곳에 있다는 것이다.
미군 F-16 |
우크라이나도 연내 전투기를 넘겨받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지난 17일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F-16으로 우크라이나를 방어할 수 없을 것임은 이미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방 관리들은 우크라이나는 내년 중반이나 후반까지 F-16 전투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인도 지연에 불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러시아와 나토 간 직접 대결을 꺼리는 서방은 확전을 우려해 F-16 제공에 대한 명시적 약속을 하지 않았으나,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조종사에 대한 훈련을 승인하면서 F-16 제공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11개국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 대한 F-16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르면 이달 중 이 훈련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훈련에만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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