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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를 나왔다며 임신 중인 유치원 교사에게 막말을 퍼부은 학부모가 신상이 공개돼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자 해당 교사에게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유치원 선생님 보세요. 자, 이제 속이 시원해요?”라며 감정을 드러냈다.
16일 학부모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블로그에 끼적이는 감정-분노와 한탄’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17일 현재 이 글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는 “하다 하다 인생 처음으로 낸 내 책까지 온라인 서점에서 테러당하고 있다”며 “영혼을 갈아 쓴 글도 다 안 읽어보시고 3만개 이상의 악플과 무분별한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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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학력을 속인 것 아니냐’는 의혹에 A씨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졸업 아니고 자퇴라고 책에 밝혀놨고 유치원 교사와 녹취록에는 졸업이 아니라서 약간 얼버무렸다”라며 “주변에는 항상 1년만 공부했다고 이야기했었다”라고 해명했다. A씨는 온라인상에 신상이 공개된 뒤 스스로 포항 지역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을 자퇴했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카이스트 경영대학 졸업했다는 본인의 말과 사실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A씨는 유치원 교사를 향해 “이제 속이 시원하냐?”며 “애초부터 1대 1로 사과를 요청하던지(하든지) 카톡이나 전화 등의 연락 방법은 많이 있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2019년이면 지금으로부터 무려 4년 전의 일인데 통화로 ‘이런 심정이었다’고 말했다면 나도 ‘선생님이 그런 마음인 줄 몰랐었다. 미안하다’고 직접 사과했을 것”이라고 따졌다.
그는 또 “당시 우리 아이가 유치원생이었으니까 다양하게 챙길 게 많아 문의한 것뿐”이라며 “(통화 이전) 문자들은 유치원 교사나 엄마들이면 충분히 오고 갈 수 있는 상식선에서의 대화들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는 “녹취록이 편집되니까 막무가내로 계속 갑질만 일삼아왔던 여자로 보인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이젠 자신이 피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시 제가 학력 운운하며 언성 높인 게 부끄럽긴 하고 지금 보니 선생님께 죄송하긴 했지만 지금 제가 처하는 상황을 보라”며 “도대체 지금 이 시점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냐”고 되물었다.
이어 “제 인생 탈탈 털린 거 봐라. 속이 시원하냐. 요즘 진짜로 그렇게 쉽게 폭로 못한다. 선생님이 학부모인 날 찍어내서 ‘낙인’ 찍기 한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하냐”면서 “선생님도 두 아이의 엄마 아니냐. 자라날 우리 아이를 생각해주셨다면 그러실 수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해당 교사를 4년 동안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위 괴롭힘이라는 거, 어떤 괴롭힘이 심각한 건지 아시지 않냐.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고, 간혹 전해지는 뉴스 소식도 다 못 볼 정도로..나이 40살 다 돼서 무슨 괴롭힘이냐”고 억울해했다.
아울러 “CCTV 없던 교실에서 있었던 일, 어린아이가 느낄 감정 같은 게 연이어 다쳐왔을 때 언성을 높인 것”이라며 “정서적 학대가 자꾸 아니라고만 하시길래 답답해서 잠시 학력 운운한 건데 그런 과정은 조금도 헤아려보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법적 공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혹시 변호사님들 계시면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알아봐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1일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A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가지고 MBA(경영학 석사)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A씨는 수시로 교사에게 연락했으며 하루에 많을 때는 28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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