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카이스트를 졸업했다며 과거 임신 중인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막말한 학부모의 신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학부모는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가 됐다며 “유치원 선생님 보세요. 자, 이제 속이 시원해요?”라고 분노를 표했다.
학부모 A씨는 지난 16일 ‘내 블로그에 끼적이는 감정-분노와 한탄’이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하다 하다 인생 처음으로 낸 내 책까지 온라인 서점에서 테러당하고 있다”며 “영혼을 갈아 쓴 글도 다 안 읽어보시고 3만 개 이상의 악플과 무분별한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공립유치원 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며 비판받고 있는 학부모 A씨가 지난 16일 블로그에 올린 글 일부. 현재는 비공개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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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A씨에 대해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졸업 아니고 자퇴라고 책에 밝혀 놨고, (유치원 교사와) 녹취록에는 졸업이 아니라서 약간 얼버무렸다”며 “주변에는 항상 1년만 공부했다고 이야기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러면서 유치원 교사를 향해 “이제 속이 시원하냐?”며 “애초부터 1대 1로 사과를 요청하든지,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의 연락 방법은 많이 있었지 않으냐”고 따졌다.
이어 “2019년이면 지금으로부터 무려 4년 전의 일인데, 통화로 ‘이런 심정이었다’고 말했다면 나도 ‘선생님이 그런 마음인 줄 몰랐었다. 미안하다’고 직접 사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또 “당시 우리 아이가 유치원생이었으니까 다양하게 챙길 게 많아 문의한 것 뿐”이라며 “(통화 이전) 문자들은 유치원 교사나 엄마들이면 충분히 오고 갈 수 있는 상식 선에서의 대화들 아니냐?”고 했다.
그는 “녹취록이 편집되니까 막무가내로 계속 갑질만 일삼아왔던 여자로 보인다”고 억울해 했다.
A씨는 아울러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가 된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그 당시 제가 학력 운운하며 언성 높인 게 부끄럽긴 하고, 지금 보니 선생님께 죄송하긴 했다”면서도“지금 제가 처하는 상황을 보라. 도대체 지금 이 시점에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CCTV 없던 교실에서 있었던 일, 어린아이가 느낄 감정 같은 게 연이어 다쳐왔을 때 언성 높인 것”이라며 “정서적 학대가 자꾸 아니라고만 하시길래 답답해서 잠시 학력 운운한 건데, 그런 과정은 조금도 헤아려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혹시 변호사님들 계시면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알아봐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17일 현재 이 글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앞서 지난 1일 한 공립유치원 교사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학부모 A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가지고 MBA까지 그렇게. 우리가 그렇게 했는데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아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A씨는 수시로 교사에게 연락했으며 심할 때는 하루에 28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날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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