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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스마트폰 소식

Z세대가 아이폰 대신 갤럭시Z 접게 하는 법 [視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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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린 기자]

# 한국 스마트폰 산업에 세대론이 등장했다. 나이 든 기성세대는 삼성전자 갤럭시를 선호하고, 젊은 세대는 애플의 아이폰만 쓴다는 거다. 실제로 갤럭시는 한국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지만, 20대 이하에선 아이폰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유독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만 두드러지는 일일까.

# 갤럭시 브랜드를 이끄는 삼성전자의 노태문 사장은 "글로벌 관점에선 한국만큼 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에선 갤럭시가 청년들에게 매력을 잘 어필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사실과 좀 다른 면이 있다.

# 더스쿠프가 스마트폰 세대론과 갤럭시의 위기를 분석했다. 아울러 세대론을 깨뜨릴 삼성전자의 신무기 '폴더블폰'의 미래도 점검했다. 視리즈 '스마트폰 세대론과 갤럭시Z' 두번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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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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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마트폰 세대론과 갤럭시Z' 첫번째 편에서 한국 젊은층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스마트폰 사용자 중 65.0%는 애플 아이폰, 32.0%는 삼성전자 갤럭시를 쓰고 있었다. 지금처럼 2030세대가 갤럭시를 외면하고 아이폰을 선택한다면 갤럭시의 미래 점유율은 지금처럼 높지 않을 공산이 크다.

■ 점검➋ 글로벌 = 이런 위기에도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글로벌 관점에선 계층별 선호도 차이가 한국만큼 급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갤럭시를 둘러싼 위기론은 기우일 수 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연간 12억대를 팔아치운 글로벌 마켓과 비교하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1200만대 수준으로 비중이 1%에 그친다.

물론 노태문 사장의 말처럼 "글로벌 관점에선 계층별 선호도 차이가 한국만큼 급격하지 않다"는 게 사실이면 심각한 위기는 아닐 수 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연간 12억대를 팔아치운 글로벌 마켓과 비교하면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1200만대 수준으로 비중이 1%에 그친다.

더구나 갤럭시는 세계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 브랜드가 갤럭시다. 올해 2분기 22.0%의 세계 시장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로 애플(17.0%)을 크게 따돌렸다. 1분기엔 접점을 보였던 점유율 간극(갤럭시 22.0%ㆍ아이폰 21.0%)을 더 확대했다.

그렇다고 갤럭시가 해외 젊은 세대 마음까지 사로잡았는지는 의문이다. 한국과 가까운 나라이자 가장 큰 스마트폰 소비국인 중국부터 살펴보자. 갤럭시는 한때 20%를 웃도는 점유율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지만, 현재는 0%대 점유율로 수직낙하했다. 세대를 불문하고 갤럭시를 쓰는 중국인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아이폰의 점유율이 십수년째 50%를 넘는 일본 시장에선 어떨까. 갤럭시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약진 중이다. 한자릿수에서 머물던 점유율이 지난해 두자릿수로 뛰어오를 만큼 인기가 상당하다. 다만 젊은 세대를 품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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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은 새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구매 대기줄이 생길 만큼 인기가 높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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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일본 시장조사업체 MMD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용 중인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20대 남성의 57.0%, 여성의 70.2%가 아이폰 OS인 'iOS'를 꼽았다. iOS를 선택한 10대의 응답률은 남성 70.1%, 여성 84.1%로 20대보다 더 높았다.

갤럭시가 세계 1위 브랜드를 유지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인도 시장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갤럭시는 인도 시장 1위 브랜드고, 애플은 아직 인도 시장점유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미래는 달라질 공산이 크다.

고공행진하는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선 아이폰의 인기가 독보적이라서다. 당장 지난해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갤럭시S' 시리즈가 아닌 '아이폰13'이었다. 인도의 젊은 세대 사이에선 중고 아이폰을 구입하는 게 사회 현상으로 뉴스에 보도될 만큼 '아이폰 선호'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ㆍ인도와 더불어 스마트폰 빅마켓으로 꼽히는 미국에선 이미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미국 Z세대의 79.0%가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월 '애플이 미국에서 Z세대를 사로잡은 방법'이란 기사를 통해 "애플은 미국에서 Z세대를 철저히 유혹했다"면서 "청년세대 사이에선 아이폰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배척당하는 걸 두려워할 정도"라고 분석했다.

기사에서 섀넌 크로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유저는 맥북ㆍ에어팟ㆍ애플워치 등을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파급 효과는 훨씬 크다"면서 "이 생태계의 궤적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기 때문에 애플은 계속해서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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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시리즈의 흥행 여부가 갤럭시의 미래를 좌우할 지도 모른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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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서유럽에선 25세 미만의 아이폰 사용자 중 83.0%가 "아이폰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연령대의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안드로이드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관점에선 덜 그렇다"는 노 사장의 설명과 달리 젊은 세대의 아이폰 선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점검➌ 열쇠 = 결국 삼성전자의 관건은 아이폰에 빼앗긴 젊은 세대의 관심을 어떻게 되돌리느냐다. 이런 점에서 신작 갤럭시Z 폴드ㆍ플립5의 흥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럭시가 아이폰과 견줘 확실하게 경쟁 우위를 갖출 수 있는 영역이라서다.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의 점유율이 80%가 넘는다. 사실상 독점 중이고, 마땅한 적수가 없다.

애플 역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은 파다하지만, 공식적으로 출시 관련 내용을 언급한 적은 없다. 가까운 시일 내에 '폴더블 아이폰'을 볼 일은 없을 거란 거다. '접는 폰'은 아이폰이 내세울 수 없는 갤럭시만의 무기다.

아직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안팎으로 작다는 점이 한계이긴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삼성전자엔 호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7년엔 폴더블 스마트폰이 1억150만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이 12억대 팔렸고 이 수치는 우하향하고 있다. 4년 뒤엔 폴더블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0%가량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특히 청년 세대의 구매 비중이 높은 플립 시리즈가 신선한 감각의 아이콘으로 등극한다면, 갤럭시는 세대론의 위기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갤럭시의 신무기 폴더블폰을 과신해선 안 된다. "글로벌 관점에선 아이폰과 갤럭시의 젊은층 선호도 차이가 한국만큼 크지 않다"는 노태문 사장의 '긍정론'은 다소 위험하다. 감성적인 아이폰이 젊은층에 인기가 많고, 충성고객이 숱하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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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만 그런 것도 아니다. 애플의 로고가 붙은 PCㆍ태블릿ㆍ각종 웨어러블 기기의 인기도 상당하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과 품질이 어떻든 젊은 애플 마니아들이 지갑을 열어젖히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갤럭시가 이제 와서 애플 특유의 '젊은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건 쉽지 않다.

'젊은층은 갤럭시보다 아이폰을 선호한다'는 이른바 세대론을 극복하는 출발점은 '인정'이다. 냉정한 판단만이 갤럭시의 미래를 열 수 있다. 과연 갤럭시는 아이폰의 젊음을 빼앗아 올 수 있을까.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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