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석 달 연속 상승…두바이유, 8월중 89달러도
美 EIA, 브렌트유 하반기 평균 86달러로 상향
사우디·러시아 감산…美 원유 시추기, 작년 3월 이후 최저
美 경기 연착륙 기대에 中 원유 수입 증가세까지
韓 수입물가 전월비 0.4% 올라…석 달 만에 상승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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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가 석 달 연속 상승하며 배럴당 90달러 코밑으로 치솟았다. 주요 유가 전망기관들은 국제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에 원유 수요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빠르게 둔화됐던 물가상승세를 다시 자극할 전망이다. 지난 달 유가가 10% 초중반대 상승세를 보이자 수입물가 하락세가 멈췄다. 7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비 0.4% 올라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출처: 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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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원유 재고, 석 달째 감소
국제유가가 6월부터 석 달째 상승하고 있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은 6월 6%대. 7월 11%대 오른 이후 8월 들어서도 1%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유는 8월 한 때 배럴당 89달러까지 올라섰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 선물은 이달 들어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8월 한 때 각각 86달러, 84달러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에 가까워지거나 이를 경신했다.
유가가 오르는 것은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작년 10월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하루 200만배럴씩 감산에 합의했고 올 4월 일부 회원국은 166만배럴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이것도 모자랐는지 사우디아라비아는 6월 일일 100만배럴 감산을 발표했고 이를 9월까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여기에 러시아까지 9월 원유 수출량을 일일 30만배럴씩 줄인다고 밝혔다.
반면 원유 수요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원유 수입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6월 원유 수입물량은 전년동월비 45.3% 증가한 일일 1267만배럴로 월간 수입량 기준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7월엔 17% 증가해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중국 내 정제 가동률은 78~82%로 6월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가 일일 220만배럴 증가한 1억220만배럴이 될 것”이라며 “수요 증가의 70% 이상이 중국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항공 여행 호조, 발전용 석유 사용 증가, 중국의 석유화학 활동 급증 등에 따른 것이다.
반면 글로벌 원유 공급은 150만배럴 증가한 일일 1억150만배럴로 전망했다. 이는 주로 미국 등 비OPEC플러스 주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OPEC플러스에선 일일 190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전망된다.
원유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원유 재고는 석 달째 감소하고 있다. 6월 전 세계 원유 재고량은 1730만배럴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업 재고는 5년 평균보다 1000만배럴 적은 상황이다. 미국의 상업용 재고도 4억4000만배럴로 연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 등 비OPEC 국가를 중심으로 원유 공급이 늘어날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원유 시추기는 8월초 525기로 작년 3월 이후 가장 적다.
이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보고서에서 “브렌트유 가격을 올 하반기 평균 86달러로 7월보다 7달러 상향 조정한다”며 “11월, 12월엔 88달러에 도달하고 내년 1분기에도 이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연말 브렌트유 전망을 86달러로 조정했다.
출처: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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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물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
국제유가 상승세는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개연성이 크다. 7월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 전월비 0.4% 올라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입물가 전월비 상승률은 5월 -3.1%, 6월 -3.4%로 두 달 연속 하락했으나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전월비 1.1% 올라, 5개월 만에 상승했다. 8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대를 돌파, 원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다음 주 24일 발표한 물가 전망치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은은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브렌트유를 하반기 85달러로 전망했으나 유가가 6월부터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소폭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한은의 유가 전제치가 최근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물가 전망치는 3.5%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유가 상승에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말까지 두 달 연장키로 하면서 물가 전망의 상방 요인도 어느 정도 제거됐다.
한편에선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는 본격화된 드라이빙 시즌, 원유 수출량 증가 등으로 인해 2분기 들어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으나 드라이빙 시즌이 8월말 기점으로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다”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각국에서 관측되는 경기 상황을 감안할 경우 원유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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