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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자금 푼 美, 이란에 "러시아에 드론 수출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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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포로 협상 이어 외교적 돌파구 되나… 2015년 핵협정 부활은 난망

머니투데이

[테헤란=AP/뉴시스] 이란 육군이 공개한 사진에 20일(현지시간) 이란 모처에서 이란제 드론의 육군 인도 행사가 열려 각종 드론이 전시돼 있다. 이란 국방부는 200대 이상의 장거리 전략 무인기(드론)를 육군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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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의 동결 자금을 풀어주며 이란과의 긴장 완화에 나선 미국이 러시아로 무장 드론을 수출하지 못하게 압박에 나섰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이란 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에 러시아로의 무장 드론은 물론이고 무인 항공기용 예비부품도 수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긴장을 완화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광범위한 대화를 재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안토리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점증하는 핵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의는 양국이 지난주 죄수들을 교환하기로 협상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은 구금된 미국인 4명을 테헤란 에빈교도소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풀어줬다. 또 다른 미국인 1명도 이들보다 앞서 이미 가택 연금 상태다. 지난주 이란은 한국에 동결돼있던 수출대금 중 60억달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미국 시민권자 5명을 풀어주는 데 합의했다. 미국도 이란인 5명을 풀어준다.

이란 정부 내 소식통은 FT에 이란 정부는 그간 러시아에 자국 드론을 우크라이나 침공에 배치하지 말 것을 반복적으로 요청했으나, 미국은 이보다 "더 구체적인 조치"를 이란에 간접적으로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드론의 러시아로의 수출 금지는 2015년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에 독일을 더해 6개국과 맺었던 핵 협정을 부활시키기에 앞서 이란과 미국 사이의 첫 외교적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재국을 통해 2015년 이란 핵 협정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주도한 이란 핵협정은 이란이 핵 개발을 15~20년 중단하는 대신 미국 등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 협정이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며 2018년 5월 일방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되살렸다.

이후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반발해 2년 동안 핵 활동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농축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데 착수했다. 이 정도 농도의 우라늄이라면 핵 무기에 필요한 핵분열 물질을 충분히 생산하는 데 2주가 채 안 걸린다.

전문가들은 이미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진전된 만큼 2015년의 핵 협정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2024년 대선 전까지 이란과 유의미한 핵 합의를 도출하기보다는 핵 위기를 '억제'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란과 미국이 긴장 완화 조치에 합의하더라도 이란의 핵 야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채텀 하우스 싱크탱크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 사남 바킬은 FT에 "양국의 포로 협상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핵 협정을 되살리지는 못할 것이며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가져다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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