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전분기 대비 1.5%↑
외환위기 이후 韓 추월 가능성
자동차 등 수출 전분기 대비 3.2%↑
美·유럽 금리 인상에 금융도 ‘반사이익’
일본 도쿄 긴자 쇼핑 구역에서 쇼핑객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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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일본의 2분기 경제가 시장 전망치보다 2배 높은 깜짝 성장률을 내놨다. 기록적 엔저(엔화 가치 하락)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이 살아난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늘고, 엔화가 쌀 때 일본을 방문하려는 해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내각부는 올해 2분기(4~6월)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치)이 전분기대비 1.5%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2분기 성장률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6.0%로, 시장 추정치 최상단(3.1%)의 두 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GDP 성장률은 0.6%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일본은 0.9% 성장해 한국(0.3%)을 앞지른 바 있다.
이 추세라면 한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될 것으로 우려된다. 25년 전 한국 성장률이 일본에 뒤진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시기였다.
일본 경제의 성장세는 엔저가 지속됨에 따라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결과다. 수출은 전 분기보다 3.2% 증가하면서 성장률을 1.8%포인트 끌어올렸다.
NHK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완화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늘었고 통계상 수출로 잡히는 외국인 여행자의 일본 여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2분기 자동차 수출이 총 107만여 대로 지난해보다 29% 급증했다. 특히 북미 수출이 32% 늘며 달러 대비 크게 낮아진 엔화 가치 효과를 증명했다.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도 성장률을 끌어 올렸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통계를 보면 올 들어 6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총 1072만여 명인데 이 가운데 한국인이 313만명으로 전체의 29.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전분기보다 0.5% 줄었지만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명품 소비가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 기업인 이세탄미쯔코시홀딩스는 명품 판매 회복에 힘입어 올해 예상 순이익을 20억엔 상향 조정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항공과 철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인바운드 관광 수요로 호텔 가동률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게이오전철은 순이익이 팬데믹 이전의 약 90%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를 대거 인상하면서 해외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이자율이 확대되자 3대 은행의 지난 2분기 연결 순이익은 1조515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일본 은행의 통화 정책 수정으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부분도 유틸리티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중부전력은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전년 대비 6.9배인 2600억엔으로 상향조정했다. 연료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지난 4월 법인용 전기 요금을 인상한 덕분이다.
제조업 부문은 중국이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중국향 매출이 절반을 차지하는 TDK는 순이익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부진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부품 판매가 줄어든데다 중화권 스마트폰 수요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닛산 자동차는 “중국 외 지역의 판매량 증가로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순이익 전망치를 250억엔 상향조정했다. 덴소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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