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6급 교육부 사무관이 자신의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며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해당 사무관 A씨가 학교와 교육청 장학사, 교사를 상대로 돌아가며 직위해제를 압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3일 A씨는 교육부 기자단에 ‘사과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전달하며 “경계성 지능을 가진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했다”, “선생님과 학교 관계자 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자신의 직위가 교사에게 협박이 될 줄 몰랐다’는 해명을 했지만 A씨는 사과문의 내용과 달리 학교와 교육청, 교사를 상대로 돌아가며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계성 지능은 지적 장애에 해당하진 않지만 평균 지능에 미치지 못해 경계선(IQ 70~85)에 속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또 아이를 지도하며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편지에 대해서는 사무관 A씨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닌, 치료기관 자료 중 일부라며 아이를 위해 찾아간 기관에서 준 자료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장 선생님과 상담 중 제가 우리 아이의 치료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말씀드렸더니 관련 정보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새로운 담임선생님께 전달해드렸다”며 “전후 사정의 충분한 설명 없이 메일로 자료를 전달했으니 황당한 요구로 불쾌하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제 직장과 6급 공무원이었단 사실을 단 한 번도 말씀드린 적은 없다"며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을 이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하지만 사과문의 내용과는 달리, A씨는 학교와 교육청, 교사를 상대로 여러 차례 압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교사노조가 공개한 통화 녹취 자료에 따르면 A씨는 학교 측에 담임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 사실을 알리며 '직위해제 하지 않으면 언론에 알리겠다'고 말하고, 닷새 뒤에는 자신의 직위를 알고 있는 교육청 담당 장학사에게도 ‘너희는 왜 손 놓고 있냐. 언론을 동원하겠다’, ‘감사도 빨리 나가라’고 압박했다. 심지어 학교 쪽에는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다른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기록해 본인에게 매일 보고하라거나, 본인 자녀를 위해 해당 학급의 교육과정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후 교체된 담임 교사에게 공직자 메일로 '왕의 DNA' 편지를 보내면서, 전임 담임을 '시정잡배'라고 부르며 파면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에 두 차례에 걸친 ‘갑질 제보’가 있었지만 구두 경고가 전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A씨는 지난 1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3학년인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담임교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담임 교사는 직위 해제됐다가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안유진 인턴기자 youjin1228@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