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시민이 배추를 구매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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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배추 한 포기에 3980원이라니…. 평소 20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 두 배나 뛰었어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김모(54)씨는 13일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채소 가격을 보고 카트에 담으려던 알배추를 다시 내려놓았다. 다른 상품을 훑어보았지만 무, 대파, 상추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채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씨는 “한동안 폭우 때문에 가격이 올라 장을 못 봤는데 또 가격이 오르는 느낌”이라며 “이러다가 추석 때까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는 거 아닌지 너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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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폭염 이어지자 배추 도매가 1년 전보다 35%↑
지난달 집중 호우에 폭염까지 이어진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0㎏에 2만5760원으로 1년 전(1만9096원)보다 34.9% 올랐다. 한 달 전(9880원)보다는 160.7% 상승한 수치다. 무 도매가격은 20㎏에 2만9320원으로 1년 전(2만7628원)보다 6.1%, 대파 도매가격은 1㎏에 3250원으로 1년 전(3116원)보다 4.3%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오른 건 최근 폭우·폭염 여파로 채소 등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게다가 현재 채소 가격에는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가 반영되지 않았다.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기준 태풍 카눈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농지는 여의도 면적(290㏊)의 5.4배에 달하는 1565.4㏊로 집계됐다. 침수 피해를 입은 농지 면적은 952ha, 낙과 612ha다. 낙과는 대부분 경북·경남 지역 사과 단지에서 발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피해 면적은 확인이 됐는데 피해율은 조사 중”이라며 “피해 정도가 심하진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사과·배의 경우 이미 봄철 이상 기온 영향으로 작년보다 생산량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 태풍에 따른 낙과·침수 등의 피해로 공급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사과·배 가격은 더 오르게 된다.
박경민 기자 |
농식품부 “배추·무 비축 물량 풀며 가격 조정”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자 정부는 비축 중인 봄배추 1만2500톤, 무 4500톤을 방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다만 정부는 향후 농산물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가격의 경우 보통 8~9월이 가장 비싸다”라며 “최근 요일에 따라 가격 등락이 있었던 것일 뿐 지나치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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