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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내 애는 왕의 DNA"…교사에 갑질한 교육부 사무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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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육부 한 공무원이 자기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해서 직위해제까지 몰고 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그 공무원은 바뀐 담임교사에게는 '내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으니까 왕자에게 말하듯 말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손기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말, 세종시 한 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A 씨는 담임 B 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자녀가 이동 수업을 거부하자 '기분이 나아지면 급식실로 오라'며 교실에 남겨뒀고, 상담 목적으로 같은 반 친구들이 자녀의 장단점에 대해 쓴 글을 실수로 함께 학부모용 앱에 올렸다는 이유입니다.

A 씨가 사과를 받지 않고 신고해 B 씨는 직위해제 됐습니다.

[B 씨 아내 : 사과하니까 '내리지 마세요 선생님, 제가 절차대로 다 하겠습니다.' 뭐 이렇게 이야기를….]

A 씨의 '갑질'은 이게 끝이 아닙니다.

교육부 5급 공무원인 A 씨는 바뀐 담임에게 공직자용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 교육부 직원임을 은근히 드러냈습니다.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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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는 요구사항 9개가 담겼는데 '왕의 DNA를 가진 아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는 같은 황당한 내용이었습니다.

'갑질'에 제동이 걸린 건 아동학대 수사 이후입니다.

검찰과 경찰 모두 B 씨의 행동이 A 씨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봤고, B 씨는 지난 5월 혐의를 모두 벗었습니다.

[B 씨 부인 :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냥 교실에 남아 있게 한 걸로 오히려 교육적인 처사라고 봐줬어요.]

앞서 교사-학부모 통화 중 녹음된 A 씨 자녀의 목소리도 B 씨가 혐의를 벗는 데 한몫했습니다.

[B 씨 부인 : (A 씨 아이가) 보통 한 번 그렇게 분노를 표출하면 한 30분 정도 그렇게 한다고….]

A 씨는 이후 교권보호위원회에서 B 씨에게 서면 사과하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교육 당국은 뒤늦게 A 씨를 직위해제하고, 진상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이상학, 영상편집 : 박정삼, CG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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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취재한 손기준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누명 벗기까지 얼마나 걸렸나?

[손기준 기자 : 이게 일단 아동학대로 신고된 게 지난해 10월입니다. 그런데 이제 직위 해제와 지자체의 조사,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거쳐서 지난 5월에야 이게 일단락되었는데 누명을 벗기까지 7개월이 걸린 겁니다. 그나마 이것도 재판까지 가지 않아서 빨리 끝난 거라고 하는데 이것을 통해서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받으면 얼마나 오래 고통받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정작 교사에 대한 아동 학대 신고가 실제로 기소까지 이루어지는 경우는 극히 없다시피 하다는 게 전문가의 얘기입니다.]

[정수경/전국초등교사노조 위원장 : 98%는 다 무혐의이거나 혐의가 없는데도 그냥 악의성으로 신고를 하고, 신고인 상태로 조사나 이런 것이 진행된다는 얘기거든요.]

Q. 교육부, 사무관 갑질 알고 있었다?

[손기준 기자 : 교육부가 이제 이번 사안이 보도된 직후에 진상조사를 하겠다며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요. 취재를 해 보니까 이미 지난해 12월에 여러 경로로 민원이 제기됐고, 교육부도 사무관 A 씨 갑질에 대해 감사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구두경고에 그쳤습니다. 과연 이게 적절한 조치였는지 다시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권 보호를 요구하는 교사들의 집회는 내일(12일) 서울에서 4주 연속 열립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박정삼, CG : 강윤정)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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