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결정에 시민 참여 없고 투명성 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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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 원자력 관련 정부기관의 웹사이트에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
1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지난 7월 이후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 일본원자력발전, 일본원자력학회 등을 공격했다. 보안업체 NTT시큐리티재팬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이 마련한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결론을 낸 7월 4일 이후 공격이 급증했다"며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 공격이 더욱 과격해질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어나니머스는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사 결정에 일본 국민이 참여하지 않았고, 결정 과정에 투명성이 없었다"는 것을 공격 명분으로 내세웠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어나니머스 이탈리아 팀'이라는 이름의 X(옛 트위터) 계정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 환경성 홈페이지를 공격했고 일시적으로 접속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며 올린 게시물.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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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니머스는 대량의 데이터를 보내 시스템 장애를 일으키는 디도스(DDoS) 공격을 하고 있다. 타깃이 된 기관들이 바로 대응해 큰 피해는 없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한국일보의 취재 결과 '어나니머스 이탈리아 팀'이란 이름의 트위터 계정(@AnonSecIta)이 이달 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홈페이지를, 5일엔 일본 환경성 영문 홈페이지를 각각 공격해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두 홈페이지가 원활하게 접속된다.
어나니머스는 세계 각국의 해커들이 익명으로 참가하는 '핵티비스트' 집단이다. 핵티비스트란 사이버 공격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주장을 관철하려는 행동주의자다. 어나니머스는 2021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정부 홈페이지를 공격해 마비시켰고, 지난해부터는 이란에서 벌어진 '히잡 시위'에 동조해 이란 의회와 정부기관 등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벌이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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