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 육군 부사관이 아내를 옆에 태우고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나서 아내가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고라고 보기 힘든 정황들이 계속 나오면서 군 당국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부사관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저희가 공소장을 입수해서 살펴보니, 이 부사관은 거액의 보험금까지 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8일 새벽 5시쯤 강원 동해시 한 도로입니다.
차량이 시속 100km 가까운 속도로 돌진하더니 그대로 옹벽을 들이받습니다.
운전자인 부사관 A 씨가 크게 다치고 옆자리 아내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A 씨는 졸음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교통사고처럼 보였지만 숨진 아내의 시신에서 수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심한 골절상이 있었는데도 소량의 혈흔밖에 발견되지 않은 겁니다.
사고가 나기 전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건데, 실제로 주차장 CCTV에서 사고 전 A 씨가 아내를 모포로 감싸 조수석에 태우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런 증거가 드러나자 A 씨는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는 겁니다.
[A 씨 법률 대리인 (SBS 8뉴스 중, 지난 5월 26일) : (A 씨가) 아이들과 주변 사람에게는 (아내의) 자살을 알리지 말아야겠다. 특히 아이들한테는 절대 그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하지만 아내의 가족들은 극단적 선택의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고 부검 결과, 실제로 아내의 목 부분에서 눌린 흔적이 발견되는 등, 타살 의심 정황이 나오면서 군 검찰은 A 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빚이 2억 9천만 원이 있었는데,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아내가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되자 다툼이 벌어졌고 군 검찰은 이 과정에서 A 씨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봤습니다.
이후 범행을 은폐하려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냈다는 건데, 사고 이후에는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아내도 다친 것 같은데, 접수됐느냐"고 묻는 등, 사망보험금 명목으로 약 4억 7천만 원을 타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공소장에 적시됐습니다.
[남언호/사망 아내 가족 측 변호사 : 보험사에 전화해서 물어본 내용은 '와이프도 다친 걸로 안다'는 그런 본인의 말로서도 앞뒤가 모순되는 진술을 볼 수가 있는 대목이었기 때문에 사건 자체에 굉장히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피해자 유족 측은 당연히 가해자가 아직도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해서 강한 분노를 느끼고 있고….]
A 씨는 여전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첫 재판은 모레(10일) 열릴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