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승으로 서민·청년층 서울 이탈
서울 현역 불안감 고조 "이재명 역할 해야"
민주당 서울시당, 정책위 총선 준비 돌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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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시계가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에 비해 열세로 나타나면서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으로 꼽혔던 서민·청년층이 서울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등 인구 지형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은 이에 서울 민심을 되찾기 위한 총선 공약 발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보다 10%포인트 내외로 열세를 보였다. 지난 3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선 민주당 지지율은 21%로 국민의힘 지지율(34%)에 비해 13%포인트 열세였고, 다음날인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국민의힘 지지율 38%보다 9%포인트 열세였다.
문제는 최근 들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서울 지역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NBS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올해 내내 서울에서 열세였는데, 올 3월까지만 해도 국민의힘과의 격차가 5.7%포인트였던 것에 반해 7월에는 11.5%포인트로 두 배로 벌어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최근 3주 연속 국민의힘에 비해 열세였는데, 이보다 앞선 7주간(5월 4주~7월 2주)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오차범위 내 경쟁을 벌였던 것을 감안하면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중 41개를 휩쓸었다. 이처럼 한때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불렸던 서울이 위태위태하게 된 배경에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그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 주택 가격이 수직상승하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서민층과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으로의 전출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서울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서울 인구가 경기, 인천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천만 미만으로 떨어졌고, 세대도 상대적으로 청년 비율이 줄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현역의원들의 불안도 한껏 고조된 상태다. 한 재선 의원은 "서울시장에게 주어진 도시계획 권한이 큰데, (민주당 출신) 서울시장을 잃으면서 부동산 민심을 회복할 기회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의원들의 손발이 돼줄 구청장, 시의원들의 상당수가 국민의힘으로 교체되면서 많은 의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가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당도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총선 정책 발굴에 나섰다. 오기형 서울시당 정책위원장은 "청년과 중도층을 키워드로 잡고, 교통이나 양극화 등 유권자들에게 소구력 있는 의제를 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서울시당 위원장은 "주거 환경, 청년, 신혼부부, 교통, 교육 등 여러 정책을 발굴하고 있다"며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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