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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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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기름 붓나…"감산 연장" 국제유가 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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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인플레이션 주범…공포의 유가, 다시 재현될까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 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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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국제유가가 다시 한번 상승하고 있다.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는 한편 연중 최고가를 도전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3일 배럴당 81.5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조치를 연장한다고 발표하자 이날도 국제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WTI는 장중 배럴당 81.9달러까지 올랐다.

유가는 올들어 지난 6월 말 배럴당 60달러 후반대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상승 전환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자 국제유가가 한 차례 출렁거렸으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유가가 올라가는 원인으로 원유의 공급, 재고 감소가 꼽힌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7월부터 100만배럴 정도를 자발적으로 감산하고 있고 오는 9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감산이 연장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약 900만배럴 정도가 될 것이며 이는 최대 생산량인 1100만배럴보다 약 18% 낮은 수준이다.

OPEC+(오펙플러스)에 속한 중동국가들의 재정균형 유가가 약 배럴당 70~80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조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도 오는 9월 원유 수출을 약 30만배럴 정도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원유의 재고 또한 줄어든다. 지난 2일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7월 마지막 주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700만배럴 감소한 4억398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IA 집계 이후 가장 큰 주간 감소 폭을 나타냈다. 재고가 줄어들면 그만큼 유가의 상승압력이 더 커진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상업용 원유 재고는 올 1월 첫째 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으며 2018~2022년 5년 평균을 하회했다"며 "OPEC+ 감산이 미국 원유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른 재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선 유가가 재차 높아지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유가 폭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어서다.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 물가가 헤드라인 물가에 영향을 주자 각국이 강력한 통화정책과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부근까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한다. 원유 수요가 많은 드라이빙 시즌인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조치가 더해져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은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작지만 배럴당 85~9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상기후로 인한 북반구의 뜨거운 여름이 전력수요를 증가시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감산 정책이 유가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원유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유가 추가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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