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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논란에 재공모' EU 고위직에 오스트리아계 美교수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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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엔 '비EU 출신·이해충돌 우려' 내부반발에 내정자 자진 사퇴

연합뉴스

EU 깃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내부 반발에 결국 재공모에 돌입한 EU 경쟁총국 핵심 요직 후보로 이번에는 오스트리아계 미국 시민권자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앙 에더러 미 보스턴대 교수는 4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최근 EU 경쟁총국 측으로부터 '수석 경쟁 담당 분석관'(chief competition economist·이하 수석 분석관) 직책에 관심 있는지를 묻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오스트리아 태생인 에더러 교수는 10년간 예일대 조교수로 재직하다가 올해부터 보스턴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꽤 오랜 기간 미국에서 학자로 지냈으나 미 시민권은 지난 5월에야 취득했다. 지난해 '미 국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고위직 공모 도전에 실패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 시민권자를 취득한 이후에도 오스트리아 시민권도 계속 보유하는 중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에더러 교수는 "오스트리아는 이중 국적에 관한 제한이 아주 많은 나라"라며 본국 시민권을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빅테크 근무 이력이 없으며, 별도 자문을 해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EU로선 반길만한 이력으로 보인다.

아직 재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EU가 후보 여러 명을 두고 저울질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이는 에더러 교수가 유일하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수석 분석관은 EU 집행위가 경쟁법 위반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규정을 만들 때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직접 경쟁법 위반 사례를 조사하진 않지만,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장관급인 집행위원에게 직접 독립된 의견을 제시해 견제할 수 있는 역할 등이 있어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당초 EU 집행위는 지난달 미 국적자인 피오나 스콧 모턴 예일대 교수를 신임 수석 분석관으로 임명했지만, EU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내부에서 강한 반발을 샀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나서서 EU 시민이 아닌 사람을 고위직에 앉히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공개 반대했다.

여기에 그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 근무 이력을 문제 삼아 '잠재적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결국 일주일 만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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