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 전경.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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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 갑질 논란이 일었던 스포츠 의류업체 ‘안다르’ 임원이 운전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11단독 김호춘 판사는 지난 1월, 오대현 전 안다르 이사가 자신의 운전기사로 근무했던 A씨를 상대로 “허위 글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했으니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오 전 이사는 안다르의 창업자였던 신애련 전 대표의 남편이다.
2019년 5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오 전 이사의 수행기사로 일했던 A씨는 퇴사 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 전 이사의 갑질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 A씨는 “오 전 이사가 자신의 어머니가 이사할 집을 알아보고, 이삿짐을 옮기고 청소까지 대신하게 시켰다” “유흥업소에서 경쟁사 제품을 입은 업소 여성을 불법 촬영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저는 회사 직원이지, 그들의 집사나 하인으로 들어간 게 아니었다”며 “인격 모독과 수많은 갑질이 시간이 갈수록 너무 심해져 자존감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퇴사했다”고 썼다.
오 전 이사는 “경쟁사의 음해”라며 반박했지만, 논란이 격화되자 결국 신 전 대표와 함께 2021년 10월 사임했다. 안다르 임원이었던 오 전 이사의 가족이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 등이 함께 터져나온 데 따른 것이다. 오 전 이사는 사임한 뒤인 지난해 3월 A씨를 상대로 손배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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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사실 부합…갑질 폐해 호소한 것”
신애련 전 안다르 대표.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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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A씨의 주장이 대체로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전체적으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이라며 “적시된 사실관계가 오 전 이사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의 것으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씨가 오 전 이사를 비방할 목적으로 폭로 글을 올린 것도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A씨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은 우리 사회에서 특히 문제되는 불합리한 전근대적·봉건적 사회관계의 유습이라 할 이른바 ‘갑질’의 폐해에 관해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사회 일반에 경종을 울리고 시정을 호소하고자 한 것”이라며 “공중이 깊이 관심을 가진 사안에 관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한 것”이라고 했다. 양측이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한편 A씨는 “사적 업무는 A씨가 자처해서 도와준 것’ ‘A씨가 높은 연봉과 사례금을 받았다’는 오 전 이사의 해명은 허위사실”이라며 맞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 역시 기각했다. 재판부는 “비판적 게시 글의 상대방에 대해서도 동일한 장소·수단·방법을 통한 반박 기회를 보장하는 게 공평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오 전 이사 입장에서의 주관적 의견 표명으로 볼 수 있고, A씨의 주장에 대립하는 일부 (허위)사실의 적시가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중요하지 않은 사실관계에 대한 과장·오류에 불과하다”고 했다.
요가 강사 출신인 신 전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안다르는 2021년 5월, 광고대행업체인 에코마케팅에 인수됐다. 에코마케팅은 신 전 대표의 지분 대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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