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물가지수 전월대비 -2.3%…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상승세 이어져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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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물가안정 요청에 화답해 국내 주요 라면 업체가 지난 7월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전격 인하한 영향이 소비자물가 통계에도 반영됐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라면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라면 물가지수 월간 낙폭은 2016년 7월(-2.7%) 이후 7년 만에 가장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요 라면 업체들이 7월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내린 영향이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라면 업계 1위 농심이 주력 브랜드인 신라면 소매가를 1000원에서 950원으로 전격 인하했다. 이후 삼양식품이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렸고 오뚜기가 스낵면, 진짬뽕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했다. 이어 팔도가 왕뚜껑봉지면 등 11개 품목 가격을 평균 5.1% 낮췄다.
각 사는 라면값을 내리면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농심은 가장 많이 팔리는 신라면 1종 가격을 낮추었지만 다른 회사들은 불닭볶음면, 진라면, 비빔면 등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주력 제품을 제외한 브랜드의 가격을 내렸다.
라면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떨어졌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선 10.0%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계청 관계자는 "라면 제조사들이 지난해 10~11월 출고가를 10%대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라면값을 낮춰도 소비자들의 체감도가 낮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대형마트 등 주요 소매점에서 묶음, 할인 판매가 상시화된 유통 구조에서 제품 출고가를 50원 낮춰도 가격 인하분이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에 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라면이 전체 소비자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도 가격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지수를 산출할 때 품목별 가중치를 부여한다. 각 품목이 가구의 실제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생활물가 체감도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라면의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2.7로 빵(6.5) 우유(4.1) 스낵과자(3.5) 즉석식품(3.2) 맥주(3.2) 등 다른 품목보다 낮다. 라면값을 내려도 이들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물가가 더 높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제품 가격을 더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상 기후 여파로 밀 등 주요 원자잿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커졌고, 인건비와 운송비 등 운영비 부담도 늘어나 출고가를 낮추면 손실이 우려된다"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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