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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수강신청 넣어달라고. 내돈으로 먹고살잖아”…대학까지 이어진 학부모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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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실패한 대학생 부모 “당신들 내가 낸 등록금으로 먹고 살잖아. 무조건 넣어줘” 요구

전문가 “교육에 부모의 정보력 강조된 결과…자녀 향한 과잉 간섭, 성인돼서도 이어질 수 있어”

세계일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되지 않음.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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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교사들의 숨통을 막는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대학에까지 이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업에 넣어달라고 우기거나 늦은 과제 제출을 봐달라는 등 학부모들의 지나친 개입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지나친 간섭을 멈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1일 연합뉴스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경기 지역 한 4년제 사립대학교에 근무 중인 교직원 A씨는 학기 초 수강 신청 기간마다 들어오는 학부모들이 민원을 제기한다고 토로했다.

대학가 학기초 단골민원은 단연 수강신청 실패했으니 교직원 권한으로 수업에 넣어달라’는 요구다.

A씨는 “올해 초 새 학기가 시작됐을 때도 학과 사무실에 연락해 수강 신청에 실패한 자녀를 수업에 넣어달라고 요청하시는 학부모들이 있었다”며 “당연히 교직원이 특정 학생의 편의를 봐줄 수는 없어 학부모에게 이런 점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는데, 특히 업무가 몰리는 새 학기에 이런 민원 응대는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했다.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는 경우도 있다고. A씨는 “같은 대학에서 근무 중인 동료 교직원은 수강 신청 관련 민원을 거절하자 학부모로부터 ‘당신들은 내가 낸 등록금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무조건 애를 수업에 넣어달라’는 폭언을 들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치원, 초·중·고교보다 정도는 덜하겠지만, 많은 대학 교직원들도 최근 제기되는 '학부모 갑질' 논란이 정말 남 일 같지 않다고 얘기하고는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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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학부모 민원에 따른 업무 부담에 대한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아이가 과제를 늦게 제출했는데, 많이 힘들어하고 있으니 학점 불이익을 주지 말아달라”, “아이가 성적을 알려주지 않는데 대신 조회해보고 싶다” 등 갖은 문의와 민원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호소한다. 학부모들이 휴학, 전과 등 학적 변동과 관련한 문의를 학생 대신 하기도 한다고.

전문가들은 미성년 자녀를 향한 지나친 간섭과 의존을 끊지 못한 학부모가 자녀가 성인이 된 뒤에도 관성적으로 같은 행동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사교육, 입시제도 등에 대한 부모의 정보력과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여기에다가 저출생 현상으로 자녀 개개인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도 과거보다 더 커지면서 악성 민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오랜 기간 이런 생활 패턴을 유지해온 이들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직장인이 된 뒤에도 비슷한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교수는 또 “민원을 받는 근로자 개개인이 ‘감정 노동’으로 악성 민원을 해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각 기관, 나아가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지속해서 재점검해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는 적절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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