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화권 군사전문가 인용 보도…"서방의 제재 피하려는 의도도"
중국 드론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다음 달부터 일부 고성능 드론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국이 중립의 입장임을 서방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카오 군사 전문가 앤터니 웡은 이 매체에 "중국의 드론 수출 통제 결정은 해외 시장 상실과 서방의 잠재적 제재를 피하기 위한 타협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산 드론의 러시아 수출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상황에서 중국은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31일 수출통제법과 대외무역법 등의 규정에 따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특정 드론에 대해 임시 수출 통제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일부 중국 국영기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지원을 제공 중이라는 정황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추궁한 후 중국의 이같은 조치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SCMP에 중국의 드론 수출 통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요청에 대한 '책임있는 응답'으로 보일 것이라며 "중국은 전쟁의 고조를 막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중국산 드론 부품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로 되파는 것을 중국이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제조사들이 제3국을 통해 들여온 중국산 부품을 활용해 군사용으로 드론을 개조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면서 "일례로 러시아산 랜싯 드론의 약 80%는 실제로 중국산 부품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상업 드론 개발자들이 자사 제품의 군사용 개조를 막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정법대 니러슝 교수는 "중국이 책임있는 강대국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은 세계에 경제 이익을 희생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수출 통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을 반박하는 조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1위 국가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러시아는 이번에 수출 통제 대상이 된 중국산 드론과 다른 장비 수입에 5억6천270만 달러(약 7천288억원)를, 우크라이나는 1천160만 달러(150억원)를 각각 썼다고 SCMP는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란과 터키에서도 드론을 사들이고 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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