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인근의 자국군 특수부대를 방문하고 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무트 방면으로 진격하기 위해 자리 잡은 이 부대를 찾아 지휘관의 보고를 듣고 병사들을 격려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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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의 주요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본토 침공' 가능성에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만큼, 이번 전쟁의 분위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본토 타격의 당위성을 직접 경고한 일은 이례적이다.
미국 CNN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전쟁은 러시아의 영토, 상징적 중심지, 군기지로 서서히 되돌아가는 중"이라며 "이는 불가피하고, 자연스럽고, 지극히 공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말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드론(무인기) 공습이 이뤄지고 수시간 후 나왔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드론 3대를 격추했지만, 모스크바 서부에서 기업 사무실과 상가로 쓰이는 건물이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드론이 떨어진 곳은 모스크바 내 현대식 고층건물이 몰린 '모스크바 시티' 경제 지역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50층 건물의 5층, 6층이 파손됐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번 공격의 목적은 전쟁을 먼 이야기처럼 생각하는 평범한 러시아인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이었다고 했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요즘 모스크바 등 러시아 곳곳에는 항상 무언가 날아다니는 게 있다"며 "이제 전쟁은 이를 걱정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각)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자국 해군이 올해 새 군함 30척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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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표면적으로라도 러시아인의 일상에 전쟁이 악영향을 주는 상황은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조를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하일로 페드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수복하는 반격 과정에서 드론 공습이 더 자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모스크바 시내 국방부 건물에서 가까운 건물 2채가 드론 공격을 받았을 때도 우크라이나 국방 소식통이 우크라이나의 특수작전임을 인정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드론 공격에 대해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모스크바 드론 공격과 관련,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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