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설립이 지연되자 급기야 설립지로 유력한 경남 사천 시민과 경남 도민 200여 명이 27일 국회를 방문해 신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상경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우주항공청 법안에 대한 야당의 발목 잡기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했는데, 오죽 답답했으면 국회까지 찾았겠나.
정부가 지난 4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한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5월에 상정됐지만 과방위 파행으로 두 달째 제대로 된 심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KBS 시청료 분리 징수 등 다른 현안을 놓고 여야가 힘 겨루기를 한 탓이다. 민주당은 우주 전담기구 설립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보이콧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장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요구대로 우주항공청 설립 관련 법안 5개를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다.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위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만큼 야당은 시간을 끌 생각 말고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우주 강국 꿈에 성큼 다가갔다. 하지만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 각국이 치열한 우주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주항공청 신설은 너무도 시급한 과제다. 장 위원장은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주항공산업 OEM이나 받는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민주당은 우주항공청을 더 이상 정쟁의 볼모로 삼아선 안 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