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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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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흑해 봉쇄 나설 움직임”…나토, 정찰 강화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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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깨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흑해를 빠져나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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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흑해에 대한 정찰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나토는 2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와의 2차 협의회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나토와 동맹국들은 흑해 지역에 대한 감시와 정찰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 활동에는 해상 초계기와 드론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나토는 지난해 2월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 다국적 전투군을 추가 배치하는 등 흑해 지역 주둔 병력을 대폭 강화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날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협의회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열렸으며, 러시아의 곡물 협정 중단 이후 심각해지고 있는 흑해 지역 안보 상황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지난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신설됐다.

나토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협의회에서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저지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은 “러시아가 최근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등을 미사일로 공격하고 루마니아 국경 인근의 다뉴브강 연안 도시 레니의 곡물 저장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한 것도 함께 규탄했다”고 전했다. 나토는 또 러시아가 불가리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하는 흑해 북서부 해역을 항해 위험 지역으로 선언함으로써 “오판과 긴장 고조 위험을 초래하고 항행의 자유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흑해 협정의 연장을 거부한 데 이어 19일에는 우크라이나 항구로 들어가는 선박들을 20일부터 잠재적인 군사 물자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흑해 북서부 공해와 튀르키예(터키)·조지아 인근의 남동부 공해를 일시적으로 항해하기 안전하지 않은 지역으로 선언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이런) 행동은 나토에게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지역인 흑해의 안정에 상당한 위협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흑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수준과 (러시아의) 성명 등을 고려할 때, 러시아 쪽의 의도 변화를 확연히 알 수 있다”며 “러시아가 과거에 보지 못하던 수준으로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흑해 함대가 “(해역) 봉쇄에 나설 준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민간 선박을 나포할 기동부대를 구성할,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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