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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농식품부 "밀크플레이션 우려 과장, 유통 효율화 통해 우유 가격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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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 생산비 증가에 최대 127원 인상요인에도 올해 69~104원 사이 인상

생산부터 소비자까지 가는 유통과정 마진이 흰 우유 가격 상승 요인

뉴스1

낙농가와 유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가 올해 우유 원유 가격 논의를 위한 회의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19일 낙농가와 유업체들이 원윳값 인상률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열고 올해 원윳값 가격 협상에 착수, 한 달 넘게 논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2023.7.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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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인한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25일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비 증가로 원유가격은 인상돼야 하지만, 가공식품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어서 이보다 유통과정을 개선할 필요성이 높다고 봤다.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 6월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10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원유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생산비만을 고려할 때에는 L당 104~127원의 인상요인이 있지만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올해부터 도입돼 L당 69~104원으로 인상폭이 결정됐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는 전년보다 13.7% 증가했는데, 사료비(20.7%)와 자가노동비(4.9%)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농가에서 젖소 1마리를 키울 때의 순수익은 152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90만4000원 줄었다.

L당 994원인 원유의 인상소식이 전해지며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잇따랐다.

우유 1L 가격이 2900원가량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원유 인상으로 3000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가공식품인 아이스크림, 빵, 커피 등의 가격까지 줄줄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원유의 87.3%가 마시는 우유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유제품 중 국산 원유를 사용하는 비중은 탈지분유 28.4%, 전지분유 9.8%, 버터 6.1%, 치즈 1.8% 등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 들어 농식품부는 물가안정을 이유로 유업계에 흰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카페와 베이커리 등도 국산 흰우유보다 저렴하게 수입한 멸균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점도 정부가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올해 상반기(1~6월) 멸균우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1만4675t)보다 25.2% 증가한 1만8379톤으로 조사됐다. 수입액은 1531만달러로 작년 상반기(1048만달러) 대비 46.1% 늘었다.

정부는 원유 가격 인상보다 유통 과정으로 인한 비용이 흰 우유 가격을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흰 우유 가격은 낙농가가 생산하는 원유의 가격뿐만 아니라 유업체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인건비, 유류비, 판매관리비 등과 유통 마진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 대리점 등이 취하는 유통 마진은 흰우유 납품가에 따라 정률로 책정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우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공급될 때까지 유통 과정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26년 미국과 유럽연합(EU)산 우유와 치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국산 원유의 시장경쟁력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유가격 인상으로 밀크플레이션이 초래된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유업계의 가공용 원유 사용 시 지원을 확대하고 국산 원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등 낙농산업과 유가공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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