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초등교사들 “왜 학부모는 조사 안 받나” 민원 제기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추모공간을 찾은 한 시민이 조문을 마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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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초임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두고 경찰이 ‘갑질’ 의혹이 불거진 해당 학부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초등학교 교사들은 “왜 서이초의 학부모가 아니라 우리만 조사를 받냐”며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지난 주말 이른바 ‘연필 사건’의 당사자인 학부모를 불러 조사를 마친 상태”라며 “고인의 휴대폰도 제출 받아 조만간 포렌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9일 성명에서 동료 교사의 제보를 바탕으로 숨진 교사 A씨가 ‘연필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이란 A씨가 담인 교사로 있는 반에서 한 여학생이 앞자리 남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며 장난을 쳤고,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남학생의 이마가 연필에 긁힌 사건이다.
경찰은 애초 사건 발생 직후 두 학생 학부모들이 만나 사과를 하고 원만하게 마무리를 지었다고 파악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교사노조는 지난 21일 “A 교사는 출근할 때 (연필 사건에 대해)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학생의 환청이 들린다고 했다”며 “A 교사에게 학부모가 찾아와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고 했다”는 내용의 동료 교사 제보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에 경찰은 해당 의혹이 불거진 학부모 양측 당사자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료 교사 60명의 전수조사를 위해 서이초에 명단과 연락처 등을 요청했으나 교사 개개인의 반대로 명단 전달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지난 주말 A씨와 친했던 동료 교사 위주로 조사를 마쳤다.
한편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일부 초등교사들이 지난 주말 동안 서이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초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교사들은 지난 주말 사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정작 극단 선택의 배경이라는 의혹이 불거진 학부모에 대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이 제기한 민원의 골자다.
서울교사노조 관계자는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지만 (언론) 보도를 보고 걱정돼서 민원 제기를 했다”며 “국민 신문고 홈페이지에도 글을 올리고, 서면 항의, 직접 항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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