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일선 교사들은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 자체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무분장 등 학교 운영은 각 학교장 재량으로 이뤄진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 1항은 '교장은 교무를 총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 상담과 민원 응대 등 시스템도 학교장이 알아서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대체로 관리자격인 학교장은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식으로 해결한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증언이다.
24일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이초 초등교사 사망' 추모 분향소에서 한 선생님이 근조화환을 지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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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차 교사인 중학교 1학년 담임교사 A씨는 "문제가 발생하면 업무를 직접 수행한 사람만 곤란해지곤 한다"며 "결재 시스템을 통해 결정된 일을 수행했을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결재 권한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책임져야 하는데 이를 외면하고, 학부모 민원 때문에 시끄러워진다며 교사만 참으라는 식"이라며 "교장 마음대로 운영되는 방식을 벗어나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교사 보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차 초등학교 교사 B씨는 서이초 사건에서도 교장의 면피성 행각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B씨는 "해당 학교에서는 숨진 교사가 담당한 업무가 강요가 아닌 희망이라고 했지만, 실제 초임 교사가 희망한 업무대로 일할 가능성이 몇이나 되겠냐"며 "6지망까지 적어야 하는데, 앞으로는 희망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썼다는 기록이라도 남겨야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교육부가 교원 보호책임을 외면한 채 학교장에게 관련 체계를 일임하는 형식으로 책임을 전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련 법령 제정이나 고시를 통해 교육활동 보호나 학교의 학부모 응대 매뉴얼을 통일할 수 있었음에도 무책임한 태도로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장원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대변인은 "학교장에게 의무적인 사항으로 교권 보호를 위해 해야 할 사항을 규정하면 되는데, 관련 매뉴얼은 학교장 권한이라는 말로 본인들은 책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며 "결국 교육부가 학교장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학교장은 손 놓고 있고, 결국 교사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용서 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학생인권과 교사인권은 서로 존중받아 마땅한 가치"라며 "각인권이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교권 침해 행위의 생활기록부 기록 여부로 여야가 이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사노동조합연맹에서 열린 교육부-교사노조 교사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24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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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교육부의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치에 동의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선 교사들로 구성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날 학생인권조례 탓에 교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면 재정비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씨는 "학생인권 조례가 있기 때문에 교권이 추락했다는 이분법적인 해석이 아니라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당장 교내 전화 자동 녹음 기능 시스템, 별도 업무용 핸드폰 지급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인천 고등학교에서 일하는 4년 차 교사 C씨는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시달리는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은 학생과 교사 간 관계는 아니지 않냐"며 "학생인권조례 폐지보다 교권 강화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교원노조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이후 부작용이 심했다"며 "전면 재개정해서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롭게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 정쟁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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