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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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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 찬반 토론회 마지막 기회 사실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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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측 시민단체 "토론회 하자면서 철거 행정 강행 납득 안 돼"

시 "철거 행정 중단 없이 미래 발전 방안으로 토론회 제안한 것"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보존 여부를 둘러싼 실낱같은 찬반 토론회 기회가 평행선과 같은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사실상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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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극장 보존 측 시민단체
[촬영 이재현]


보존 측 시민단체는 원주시가 보존 관련 찬반 토론회를 제안하고 합의까지 한 상태에서 시간만 끌다가 무산시켰다는 주장이고, 시는 철거행정 중단없이 미래 발전 방안을 토론하자는 제안이었다며 현격한 차이만 드러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이하 아친연대)는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는 아카데미극장 보존 관련 공개 찬반 토론회를 진행하자면서 뒤로는 철거행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아친연대 측은 지난 4일 원주시 문화예술과의 제안으로 면담을 갖고 극장 보존 여부에 관한 공개 찬반 토론회 진행에 최종 합의하고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었다고 밝혔다.

시가 제안한 내용은 '7월 셋째 주중 원주문화원 등에서 원강수 시장 주재로 찬반 패널과 시민이 참석, 극장 보존 찬반 토론회를 한 차례 100분간 여는 것'이었다는 게 아친연대의 주장이다.

이 같은 제안 내용을 서로 확인까지 했다는 것이다.

당시 시의 제안에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한 아친연대는 '찬반 토론회 준비를 위한 실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데 이어 찬반 토론회 결론이 나올 때까지 철거 관련 모든 행정과정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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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vs 보존
[촬영 이재현]


그러자 원주시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는 게 아친연대의 설명이다.

시가 지난 18일 아친연대에 보낸 공문에는 '행정절차 중단 없이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으나 토론회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철거 관련 모든 행정 절차 중단을 요구했기에 양쪽의 의견 불일치로 토론회 추진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아친연대는 "보존 여부를 둘러싼 토론을 하겠다면서 극장 철거는 강행하겠다는 것은 결국 토론회가 형식적 과정이라는 것을 반증한다"며 "찬반 토론 합의와 철거행정 강행이라는 앞뒤가 다른 행태를 어느 시민이 납득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시는 처음부터 철거는 거스를 수 없는 상태이고 행정 중단 없이 토론회를 제안한 것이라는 입장 차만 거듭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극장 철거 관련 예산안 등이 시의회를 이미 통과했기 때문에 철거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철거 용역업체까지 선정된 만큼 행정 중단없이 보존 여부와 철거 후 미래 발전 방안을 포함한 토론회 제안이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6월 6일 이후 49일째 아카데미극장 앞 텐트에서 극장 보존을 주장하는 아친연대는 지난 19일부터는 대전 문화재청 앞에서 아카데미극장의 등록문화재 직권 지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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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극장과 보존 측 텐트
[촬영 이재현]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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