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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물가와 GDP

공무원 임금, 월급쟁이도 주시…물가·최저임금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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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줄퇴사 방어 명목, 노조 4.2% 제시
긴축 기조에 최저임금 2.5%보단 낮을 듯
물가상승률 3.3% 전망, 尹 대통령 결정은?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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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월급에도 영향을 끼치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놓고 정부와 노동조합 간 샅바 싸움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무원노조 측은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박봉으로 인한 공무원 줄퇴사 등을 이유로 '4%대 인상'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공무원 임금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2.5%보다 높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조, 박봉에 4%대 배수진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 보수위원회(보수위)는 내년도 공무원 임금 인상률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공무원노조, 정부가 제시한 임금 인상폭은 각각 4.2%, 2.9%다. 보수위에서 임금 인상률을 정하더라도 권고안이라 최종 결정은 기획재정부 몫이다. 기재부는 정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공무원 임금 인상 수준을 보수위 권고보다 낮게 결론 내는 경향이 있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사회 전반의 임금과 연관 깊다. 당장 공공기관은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그대로 따른다. 민간 기업에선 노사가 임금 협상 시 핵심 기준으로 활용한다.

공무원노조 측은 최근 수년 동안 임금 인상률이 낮아 내년엔 크게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무원 임금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코로나19를 겪은 2021년 0.9%, 2022년 1.4%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임금은 윤석열 정부의 긴축 기조, 경기 위축 등을 반영해 1.7% 높였다. 모두 공무원 임금을 2년 연속 묶었던 금융위기 시기(2009·2010년) 이후 최소폭이다.

긴축 재정 강도, 임금 인상폭에 좌우


금융위기를 벗어날 때인 2011년 공무원 임금을 5.1% 올렸듯 내년에도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있다. 공무원 임금이 반등해야 사기를 진작하고 줄퇴사도 방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퇴사 공무원 가운데 근무경력 5년 미만은 2019년 7,548명에서 지난해 1만3,032명으로 급증했다.
한국일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일원에서 열린 공무원 노동자 총궐기대회에서 임금인상 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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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로 쪼그라든 실질임금 만회도 큰 폭의 임금 인상론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7.5% 이후 가장 높았다. 물가가 임금보다 크게 뛰면서 고물가가 심화한 지난해 3분기, 4분기 가구당 실질소득(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은 각각 2.8%, 1.1% 감소했다. 기재부가 내놓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3.3%도 전년보다 낮긴 하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공무원노조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2.5%로 결론 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큰 이유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아무리 높아도 최저임금보다 낮게 결정되곤 한다. 최저임금 노동자와 비교해 여유 있는 공무원이 더 높은 임금 인상을 누린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1년에도 공무원 임금은 최저임금 인상률 1.5%를 밑돌았다.

긴축을 이어가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 역시 공무원 임금을 누른다.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정부가 손쉽게 조일 수 있는 지출 영역은 임금 등 인건비이기 때문이다. 공무원 임금은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분야 중 하나라 인상폭에 따라 정부의 긴축 수위도 좌우된다.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임금은 대통령 승인을 거쳐야 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사업 중 막바지에 확정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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