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심사에 가상자산 들썩
금 ETF로 343% 상승에 주목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공식 심사에 본격 착수하자 가상 자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간 수십 건의 신청서가 제출됐으나 SEC는 비트코인 ETF에 대해 ‘현물 보관도, 투자자 보호도 의문’이라며 낙제점을 줬다. 하지만 10여년이 흐르고 올 들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신청서를 제출하자 기류가 달라졌다. 비트코인 ETF의 현실화 기대도 커진 것인데, 비트코인은 제도권 진입의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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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처럼 ‘ETF출시→자금유입→가격상승’ 기대=블랙록까지 가세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시키려는 배경에는 ‘금 ETF’의 성장세를 학습한 결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시장에 금 현물 ETF를 상장해보니 금값이 치솟았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업계는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 금 ETF가 금 시장에 미친 효과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을 끌어다 비트코인의 미래를 예측해보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미국에서 첫 금 ETF는 2004년 11월에 등장한 ‘SPDR골드셰어즈(GLD)’다. 출시 3일만에 10억 달러를 돌파, 현재(20일 기준) 592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초대형 ETF로 성장했다. 주목할 점은 금 ETF 상장 이후 금값은 무려 343% 올랐다는 것이다. 국제 금 가격은 2004년 온스당 440달러에서 1980달러선으로 올랐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 시세를 반영해 단순 계산해보면, 비트코인은 약 13만2387달러(약 1억6773만원)대로 치솟는다.
심지어 금보다 더 빠르게 오를거란 전망도 있다. 가상자산 전문 익명 애널리스트 데이브더웨이브는 “비트코인은 이미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얼마나 더 오를 수 있느냐인데 2025년까지 현재 가치에서 4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도 강세를 전망했다.
▶‘금 이상’ vs. ‘단순비교 곤란’ 팽팽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탈중앙적 성격을 지니면서 ‘디지털 금’으로 불린다. 정부 통제를 받지 않은 데다 공급량은 제한적이라는 차원에서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금에 빗대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이나 특정 통화의 가치 절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과 금 사이 상관관계도 돋보인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비율은 금/구리 가격 비율의 역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에는 상반기까지는 금과 비트코인이 함께 상승세를 지속하다 2019년 6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서로 방향이 달라졌다”며 “비트코인·금 동조화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질 때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금의 논리로 비트코인의 미래를 예측하기엔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물 금과 디지털 자산의 비트코인은 펀더멘탈 자체가 다르다. 금 ETF의 경우, 상장 이후 현물 수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어 비트코인 ETF와 동일한 선상에서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이미 캐나다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됐지만 그렇게 자금 유입이 강하진 않아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선도 보낸다. 다만, 미국 시장이 크고 비트코인 ETF가 상장된다면 글로벌 투자 접근성도 높아져 비트코인 수급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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