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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또 결론 못 낸 '원유가격' 협상…흰 우유 1ℓ, 3000원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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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 협상이 또 기한을 넘겼습니다.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참여하는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오늘(19일) 원유 가격 협상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인상 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회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소위원회는 오는 24일 다시 협상에 나설 예정입니다.

지난달 9일부터 협상을 시작한 낙농가와 우유업계는 인상 폭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 협상 기한이었던 6월 30일을 넘겨, 2차 기한이었던 오늘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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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윳값 협상 기한인 19일 오후 서울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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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 69~104원 오를 듯…“우유 생산비 올라 불가피”



협상이 길어지고는 있지만 올해 원유 가격 상승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 폭은 1ℓ당 69~104원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리터당 996원이었으니, 원유 가격이 최소(69원)로 오른다고 해도 1000원이 넘어가는 셈입니다.

원유 가격이 오르는 건 농가가 우유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사료비가 오르면서 낙농가의 우유 생산비는 13.7% 상승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유 가격을 협상할 때 지난해 생산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에 올라간 우유 생산비가 올해 원유 가격에 반영되는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농가가 감내해왔다”면서 “소득 감소에 따른 농가의 어려움을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올해 어느 정도의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낙농가는 최대 인상을, 우유업계는 최소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흰 우유 1ℓ에 3000원 시대 올까



원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 흰 우유 가격이 오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올해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 우유 1ℓ짜리는 3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통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 상승 폭보다 더 크게 오릅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49원(약 5%) 올랐을 때 우유업계는 흰 우유 가격을 10% 안팎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흰 우유 1ℓ는 대형마트 기준 2870원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900㎖짜리 흰 우유도 2800원대로 가격이 올랐죠.

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뿐 아니라 우유 팩 같은 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나마도 작년은 인상 폭을 최소화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원유 가격 최소 인상안 폭(69원)이 지난해 인상 폭(49원)보다 큽니다. 흰 우유 가격도 작년보다 더 많이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흰 우유뿐 아니라 원유를 사용하는 유가공품이나 아이스크림, 빵, 과자, 커피 등도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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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가격이 오르면 유제품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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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유 가격 올라도 물가 영향은 제한적”



다만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최근 먹거리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정부가 우유업계에도 과도한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단체도 “원유 가격 상승에 비해 유가공업체의 흰 우유 가격 인상이 과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유업계로서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정부에서도 가격을 민감하게 보고 있고, 가격 인상도 최소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단 원유 가격 협상 결과가 나와야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원유 가격이 올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류를 제외하면 주요 식품류의 국산 우유 사용률은 낮다”면서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의 소규모 카페나 베이커리 등 상당수 외식업체는 국산 유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수익이 낮아 이미 저렴한 멸균우유 등 수입산 유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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