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이달 들어 4%대 올라서
신규취급액 가중평균 금리 14.1%
업계 조달환경 악화에 다시 상승세
7개 카드사, 자산건전성 악화도 악재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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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어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신용카드사가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함에 따라 카드론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전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카드론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가격이 비싸진다는 의미로 카드론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AA- 금리, 8영업일 연속 4.6% 넘게 거래
18일 업계에 따르면 여전채 AA+(무보증·민평3사 평균) 3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4.3%대에서 거래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초 5%대에서 3월 3.8%대까지 내려간 뒤 4월까지 3%대를 유지했지만, 5월 들어 4%대로 올라선 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AA0, AA- 등급에서도 나타난다. AA- 금리는 최근 8영업일 연속 4.6%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신용카드사는 예금을 받지 못해 자기자본과 외부에서 빌려온 돈으로 영업한다. 자기자본과 외부 조달자금 비율이 대략 2대 8이고, 조달자금의 약 60%를 회사채인 여전채로 마련한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여전사의 자금 조달가격이 비싸졌다는 의미다. 조달금리 상승은 장기적으로 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여전사는 통상 3년 전 조달한 자금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당장 악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수익성이 악화하는 만큼 고객 혜택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론 금리는 여전채 금리 추이에 맞춰 지난 4월 소폭 하락했으나 5월 들어 다시 상승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5월 카드론 신규취급액 가중평균 금리는 14.12%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자금시장 경색 영향으로 15%대를 기록한 뒤 조달금리가 안정화하며 4월 13.88%까지 하락했지만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다시 오른 것이다.
신용카드사 조달 환경은 더 악화하고 있어 카드론 금리는 당분간 상승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국고채 금리와 여전채 금리 차이인 여전채 스프레드(3년물 기준)는 지난 14일 69.5bp(1bp=0.01%포인트)로 약 5개월 만에 69bp 이상으로 확대했다. 카드론 금리가 잠시 급등했던 지난 10일(연 4.471%)에도 스프레드는 67.6bp였는데 이때보다 벌어졌다. 스프레드가 확대할수록 조달은 어려워진다.
리볼빙 연체율 1.55→2.38% 급등
업계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서민들에겐 악재다. 신용카드사가 보수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어서다. 동일한 금리라면 신용점수가 더 높은 고객에게 취급하는 식이다.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연체율은 올해 1분기 2.13%로 1년 전 대비 0.3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리볼빙 연체율은 같은 기간 1.55%에서 2.38%로 급등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방식이다. 카드값을 제때 내지 못할 때 이용하는 게 리볼빙인데, 이마저도 연체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의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건전성이 악화하면 가장 약한 고리부터 보수적으로 영업하게 된다”며 “다중채무자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이 우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시중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카드론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들은 이자비용 부담이 증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업계가 상반기에 수익이 안좋아서 금리를 올려 마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지원 움직임에 호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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