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시설 재배 하우스와 과일 산지 집중
애호박 하루 만에 63% 급등, 오이 37%↑
농작물 가격 급등에 외식물가 상승 우려
정부 농수산물 가격 인플레 방어 수급 강화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애호박 도매가격은 50개 기준 2만4460원으로 전일(1만4980원) 대비 무려 63.3%가 올랐다. 오이(37.0%), 적상추(35.4%), 시금치(20.1%), 수박(17.9%), 복숭아(12.8%) 등도 줄줄이 가격이 인상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0일부터 전날까지 농작물 침수 및 낙과 등으로 집계한 농지 피해 면적은 2만7094.8㏊(헥타르)로 축구장(0.714㏊) 3만8000여개 규모다. 이는 지난해 풍수해로 인한 피해 규모(약 4440㏊)의 6.1배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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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우가 특히 하우스 재배 작물과 과일 생산지에 집중된 탓에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폭우가 내리면 땅에서 가까이 재배되는 작물일수록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볼 확률이 더 커진다. 수박과 상추가 대표적이다. 고추와 애호박 등 주로 산지에서 생산하는 작물 역시 생산 저하가 불가피하다. 일조량이 크게 줄면서 불량이 늘고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집중호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농작물 가격이 앞으로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까지 충청권·남부지방은 최대 200㎜의 비가 더 내리고, 전남 남해안 및 제주도 일부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350㎜ 수준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집중호우 관련 상황점검 긴급회의에서 "집중호우가 남부로 확대하면서 피해 면적이 수만 ㏊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농수산물 가격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에도 장마 및 태풍 등으로 작황이 악화해 물가가 크게 치솟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11년 시간당 100㎜에 달하는 100년 만의 폭우로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4.7%로 당시 기준 사상 최대로 상승한 바 있다. 신선식품은 9.0%, 농·축·수산물은 11.2% 폭등했다. 2017년 역시 무더위와 장마가 겹치면서 그해 7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2.3% 치솟으며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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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외식물가의 불안정한 흐름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6.3%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집계 결과 지난달 서울 기준 자장면(6915원) 가격은 전년 대비 10.4% 상승했고, 냉면(1만1154원)은 8.6% 오르는 등 대표 외식 메뉴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원재료 물가가 떨어지면 그 비용을 기업이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업계를 압박해왔는데, 농산물 가격 상승이 지속할 경우 가격 인상 억제를 요구할 명분 역시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작물 피해가 더 커지면 재료비 상승에 따라 외식물가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농수산물 가격 피해 규모 등을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개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집중 호우가 끝나더라도 다가오는 추석 등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수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단기 조치로 관련 수입을 빠르게 늘리거나 정부 주도의 할인행사를 시행하는 등 수급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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