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크림대교를 표적으로 삼은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관리와 군대가 내렸으며, (이번 공격에) 미국과 영국 특수부대가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공격으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이 17일(현지시간) 크림대교가 손상된 모습이라며 공개한 사진.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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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도 이날 "하룻밤 사이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이 크림대교를 공격해 크림대교의 도로 일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을 수행한 주체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수사 당국이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소행임을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CNN은 익명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관계자를 인용해 "크림대교 공격은 SBU와 우크라이나 해군 연합 작전이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크림대교는 지난해 10월 폭발로 일부 파괴돼 한동안 통행이 중단됐다가 올 초 복구됐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비상 상황'이 발생해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 상황이 발생한 지점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이라며 당국의 복구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벨고로드 주지사인 베체슬라프 글래드코프는 "이번 사건으로 크림대교에서 승용차를 타고 여행 중이던 부부가 숨지고 부부의 어린 딸이 부상 당했다"고 전했다.
17일 크림대교 일부가 파손된 모습을 러시아 당국이 공개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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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 통신은 크림대교 방면에서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은 이날 오전 3시 4분과 3시 20분에 각각 한 차례씩 크림대교를 겨냥해 두 번의 타격이 이뤄졌다고 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 교통부는 "교량의 지지대는 손상되지 않았고, 도로 표면만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길이 19km인 크림대교는 2018년 개통됐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8일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다리 일부가 파괴되고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로 인해 한동안 통행이 중단됐다가 올 2월 차량용 교량이 복구됐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파괴 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당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수개월 뒤 이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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