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광화문 버스로 1시간" 민주노총 파업 마지막날 혼잡 극심

15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사진=김지은 기자

전국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 마지막날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 대규모 집회 시위가 열리며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15일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노조원 1만명이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민영화 직무성과급제 저지 △국민연금·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사회공공성·노동기본권 확대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요구했다.

같은 시간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부근에서는 금속노조 5000여명이 모여 확대간부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1만여명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각각 개별 집회를 연 뒤 서울 중구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했다.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졌지만 노조원들은 우비를 입고 "단결 투쟁"을 외쳤다.

오후 4시부터는 서울 종로구 사직로 인도와 차도에 모두 모여 대규모 본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만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핵오염수 노동탄압 막아내고 정권 끝장내자"고 외쳤다.

15일 오후 4시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우비를 쓴 채 서울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이날 민주노총 외에도 자유통일당, 촛불전환행동, 퇴진운동본부 등 다양한 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자유통일당 관계자 3000여명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과 광화문원표공원 앞 4개 차로에서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화'를 개최했다.

촛불전환행동 관계자 2000여명 역시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정부규탄집회를 열고 숭례문 방면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오후 5시부터는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숭례문 앞 대로까지 차로를 점거한 채 오후 7시까지 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5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종로구 혜화역 방면에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버스 정류장이 일시 폐쇄됐다. /사진=김지은 기자

이날 대규모 집회가 서울 시내에 열리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6개 차로 중 4개를 점거했으며 이로 인해 일반 차량들은 나머지 2개 차로를 이용해야 했다. 차량이 수십대씩 줄지어 신호를 기다리다보니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려댔다.

일부 버스 정류장 역시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혜화역 근처 버스정류장에는 '금일 대학로 집회로 인해 버스정류장 폐쇄'한다며 '대신 혜화역 1번출구 정류장을 이용해달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경적 소리에 경찰 호루라기 소리, 집회 소리까지 합쳐지면서 서울 시내 소음은 점점 더 높아졌다. 인도에서는 연신 "어유 시끄러워"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 "비켜주세요" 등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합원들 중 일부가 인도에 나와 담배를 피우자 얼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오후 4시쯤 행진이 시작되자 교통 혼잡도는 더 높아졌다. 버스와 일반 차량은 조합원들이 지나갈 때까지 10분 넘게 제자리에서 대기해야했다. 보통 혜화역~광화문 방면은 서울 시내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지만 이날은 약 1시간이 걸렸다. 버스 운전사들과 승객들은 "왜 이렇게 차가 막히냐"며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쳐다보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노조 탄압 중단 △노조법 2·3조 개정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최저임금 인상 △민영화·공공요금 인상 철회 등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15일 오후 4시쯤 서울 혜화역 방면에 행진하는 조합원들, 교통 경찰들이 모여들며 차량이 10분 넘게 제자리에서 대기했다. /사진=김지은 기자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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