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노조 우중 파업 2만명 거리로
서울·수도권 의료공백 줄이자 병원·노조 ‘안간힘’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파업 참가多 병원 ‘텅텅’
13일 경기 고양 일산에 위치한 국립암센터는 파업으로 모든 수술을 취소할 예정이었지만, 경영진과 노조의 극적 합의를 통해 파업에 최소인원만 참여하기로 하면서 차질 없이 진료를 이어갔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총파업 대회 1일차인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가 정상 진료를 하는 가운데 병동 내부 진료·검진실들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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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 국립암센터 진료 시작과 함께 본관 1·2층과 신관 1·3층에 각각 마련된 수납·예약·수속 창구들은 대부분 열려 있고 직원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봤다. 60대 남성 전모씨는 “정상적으로 검사 예약하고 받으러 왔다”면서 “접수 과정에서 딱히 불편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김모씨도 “오늘 진료를 본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평소와 달리 사람들이 없어 빠르다”고 말했다. 한성일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장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총파업 참여 인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노조와의 협상이 결렬된 상태지만, 진료차질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조합원이 800명대지만 실제 파업에 참가한 이들은 300명대”라며 “일반직군에 있던 이들을 현장으로 돌리며 큰 차질이 없이 진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의 상황은 달랐다. 부산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직원 3500여명중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 유지인력 10%를 제외하고는 80% 이상이 이날 파업에 동참한 상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와 산모를 제외하고 일반병동에 있는 환자 700여명은 파업에 대비해 전날까지 모두 퇴원시켰고, 현재 퇴원이 어려운 환자만 100여명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9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한 충남대병원은 14일까지 잡혀 있는 외래 진료와 수술을 연기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경증인 입원 환자들에게는 퇴원하라고 안내하면서 곳곳에서 혼선이 벌어졌다. 몇몇 환자는 먼 곳에서 진료를 보러 왔는데 헛걸음을 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가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상경투쟁을 위한 사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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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분야 종사자가 속한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보건의료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의료기관)은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 등을 주장하며 기약없는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는 추최 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1만700여명이 집결했다.
이들의 요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의사인력 확충 △코로나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등 7가지다. 특히 다른 나라처럼 환자안전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위해 현재 간호사 1명당 20~30명에 이르는 환자수를 5명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기 위해 임금인상도 주장하고 있다.
나순자 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 진료를 본 의료기관에 대해 손실보상으로 수조원을 지원했지만, 현장 노동자에게 보상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협상 당사자는 사용자이지 정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절차를 밟아서 파업을 진행 중이지만, (노조가) 발표하고 발언하는 것을 보면 파업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이 부분이 정당한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업무복귀 명령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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