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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사설] 보건의료 파업···의료현장 혼란 막고 대화로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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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후암로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에서 열린 보건의료노조 파업 관련 상급종합병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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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의료기사·요양보호사 등이 주축인 보건의료노조가 13, 14일 이틀간 총파업에 나선다. 국립암센터 수술 일정이 미뤄지고, 양산부산대병원은 일부 환자들을 전원·퇴원시키는 등 비상이다.

파업 인원이 4만5,000명에 달하고 전국 20곳가량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145곳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다.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엔 필수 인력이 투입되고, 응급대기반(CPR팀)도 가동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벌써 현장은 정상 진료가 어려워 환자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해 비상진료대응에 나선 보건복지부는 대형사고나 의료대란이 없도록 면밀한 대응을 기해야 한다.

의료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한 파업을 선택한 노조에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러나 간호사 등이 대규모 파업에 나설 때까지 의료현장 문제점을 방치해온 정부 책임도 짚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간호사들은 1인당 환자 24명을 담당한다. 미국(5.4명), 일본(7명), 캐나다(4명)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간호사당 환자 비율을 1대 6에서 1대 5로 한 명만 줄여도 환자 사망률이 11% 줄어든다는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간호인력 문제는 결국 국민 건강과도 연결된다.

노조는 보건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등 대부분 인력 문제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4월 간호인력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3교대 근무 개선을 약속했지만 성과는 더디다. 정부조차 간호 인력을 쉽게 쓰고 버리는 ‘티슈 노동자’로 보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노조는 “5월부터 사용자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정부 핑계를 대며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며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했다”며 “정부는 각종 제도개선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 핵심 쟁점 타결을 위한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파업 배경을 밝혔다.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지만, 향후 간호사 등의 입장을 경청하고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다. 정부와 노조는 의료현장 혼란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해법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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