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부산시 서구 부산대병원 본원에도 퇴원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입원 환자 1100명 중 절반 이상이 병원 측 권고로 퇴원했다. 하루 평균 수술이 90~100건인 이 병원은 긴급수술을 빼곤 모두 다음 주 이후로 미뤘다.
같은 날 이 병원 환자가 사설 구급차로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다. 병원 측은 지난 10일 “안전과 생명 유지를 위해 12일까지 퇴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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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행렬이 빚어진 건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13~14일 총파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총파업 참가 사업장은 ▶사립대병원 지부 29개 ▶국립대병원 지부 12개 ▶특수목적 공공병원 지부 12개 ▶대한적십자사 지부 26개 ▶지방의료원 지부 26개 등이며, 예상 참여 인원이 4만5000명이다. 노조의 주요 요구사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전면 확대 ▶근무조별 간호사 대 환자 수 1대 5 ▶불법 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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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약 1700명 중 1000여 명이 조합원인 국립중앙의료원 지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노조가 2주 전부터 사용자 측에 얘기해 병원이 입원 환자를 줄이고 있다”며 “코로나19 때 의료 취약계층 환자들을 전원시키며 논란이 돼, 이번에는 신규 입원을 받지 않는 쪽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3~14일 수술 일정을 모두 취소한 국립암센터는 노조와 협상을 이어갔다.
의료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속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이날 회견을 열고 “긴박한 필수의료 현장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대거 이탈하게 된다면 환자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 심히 염려된다”고 밝혔다.
윤석준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민 입장에선, 지금 던지는 이슈들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할 수 있을진 몰라도 파업으로 연결돼야 할 정도인지에 대해선 이해가 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송금희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현재 1대16.5 수준인)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1대 5로 만들자는 건 분명한 근로조건에 대한 요구”라며 “사용자는 제도가 없다고만 하니 정부에 제도를 만들라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대차 등 금속노조도 총파업 동참=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HD현대중공업 등 울산 지역 대기업 노조도 부분파업 형식으로 총파업에 동참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총파업에 동참한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오후 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에 나섰다. 업계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만 최소 20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세 시간 파업했다. 다만 참여 조합원이 많지 않아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한·나상현 기자, 양산·부산=안대훈·김민주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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