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진국 교수 "희귀질환 A-T 환자 15% 맞춤형 치료 가능…시험적 임상 진행 중"
"희귀질환 환자맞춤형 치료 새 가이드라인 제시…조기 진단·치료 확대 기대"
전장 유전체 검사를 통한 환자 맞춤형 치료 적용 가능 환자 발견율 |
KAIST 의과학대학원 김진국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 의대 보스턴어린이병원 티머시 위 교수팀은 13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희귀질환인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실조 증후군'(ataxia-telangiectasia:A-T) 환자 235명의 유전체를 분석, 15%는 맞춤형 치료제 개발과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 235명 중 9%는 맞춤형 유전자 치료 가능성이 매우 높고 6%는 맞춤형 치료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가운데 출생 직후 A-T 진단을 받은 환자 1명 대해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해 적용하는 시험적 임상연구를 한 결과 3년 이상 심각한 부작용 없이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현재 치료법이 없어 증상이 시작되면 되돌릴 수 없는 희귀 유전질환을 증상 발현 전 유전체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환자 맞춤형 유전 치료제를 개발해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 희귀질환 환자맞춤형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실조 증후군(A-T)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는 미국 환자 235명을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 이 가운데 9%는 맞춤형 치료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고(probably), 6%는 치료제 적용이 가능(possibly)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환자맞춤형 치료 적용 가능 변이 분류 체계 |
A-T는 암 발생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ATM 유전자가 비활성화돼 발생하는 열성 유전질환으로 보통 유아기에 운동 조절 어려움으로 시작해 소뇌 변성, 면역 결핍, 암 등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ATM 유전자는 너무 커서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대체 치료가 불가능해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연구팀은 이 환자들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15%는 단백질 암호 정보 자체를 망가뜨리는 변이가 아니라 단백질 암호 정보가 스플라이싱(splicing)이라는 현상을 통해서 조합되는 과정을 망가뜨리는 변이 때문에 A-T가 발병하는 것이며 이들의 경우 연구팀이 개발한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통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변이는 주로 단백질 암호 정보가 담긴 부위(엑손)가 아닌 비암호화(non-coding) DNA 부위(인트론)에 존재하기 때문에 엑손의 서열만을 읽어내는 유전자 패널 검사가 아닌 전장 유전체 검사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또 발견된 맞춤형 치료 가능 환자 중 치료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환자 1명에 대해 RNA 기반 유전치료 물질인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 Antisense oligonucleotides)를 개발해 적용하는 시험적 임상 연구를 3년 이상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이 환자는 태어난 직후 다른 검사에서 우연히 A-T 질환 유전자가 발견돼 드물게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진단받은 환자로 현재 3년 이상 ASO 치료를 한 결과 만 6살이 된 지금까지 심각한 부작용이 없고 A-T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보통 5살 전후 A-T 증상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 가능성 변화 : 추가 10% 환자 대상 환자맞춤형 치료 가능 |
연구팀은 지금까지 희귀 유전질환은 진단이 돼도 대부분 치료제가 없어 환자와 가족이 진단에 소극적인 경우가 있었으나 이 연구에서 같은 질환이라도 돌연변이에 따라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된 만큼 이들이 유전체 기반 진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희귀질환 환자 맞춤형 치료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 연구가 희귀질환 환자들의 진료가 진단 위주에서 치료 위주로 전환하는 것을 가속화하고 희귀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맞춤형 유전자 치료 전략은 현재로서는 기술적인 이유로 뇌, 눈, 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들에만 적용이 가능하지만 추후 기술 개발을 통해 다른 질병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ST 의과학대학원 김진국 교수 |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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