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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앞두고 의료계 전운 고조…찬반 논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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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병원 초비상…강제 퇴원에 암수술 취소도

시민단체 '지지' 힘 보태…정부·병원 "환자들에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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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 파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3.7.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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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의료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국공립병원 환자의 수술·입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파업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가열되고 있으나, 결국 환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우려도 잇따른다.

보건의료노조는 12일 오후 6시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동시 총파업 전야제를 연 뒤, 13일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 18곳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45개 의료기관(조합원 수 6만4257명) 4만5000명 안팎의 인력이 파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5월부터 사용자(병원 측)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정부 핑계를 대며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정부는 각종 제도개선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 핵심 쟁점 타결을 위한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파업 배경을 소개했다.

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보건 의료인력 확충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7개 요구사안을 제시하며 사측과 교섭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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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 파업 관련 피켓이 놓여져 있다. 2023.7.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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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필수 의료 인력은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 조합원의 65%가 간호사여서 파업 참여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외래진료, 진단·검사, 입원 등 업무공백에 따른 불편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국립대병원과 공공의료원의 상황이 좋지 않다.

국립암센터는 13~14일 수술을 모두 취소했다. 수술 환자들의 입원 후 간호·간병 인력이 부족해서다. 부산대학교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도 파업에 대비해 중증 환자나 산모, 유아 등을 제외한 일반 병동 입원 환자들을 퇴원시키거나 전원 조치를 하는 등 환자 수를 줄이고 있다.

서홍관 암센터 원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병원 경영진이 해결할 수 있는 요구면 들어주겠지만 문재인 정부와 노사정 합의를 현 정부에 지키라고 하고, 연봉 10%대 인상을 주장하는 등 비합리적이거나 내 재량으로 불가능한 것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한병원협회도 이날(12일) 입장문을 내고 "일반 환자들은 적시에 진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 중에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개별 병원이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노사 간 대화와 소통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지난 6월 28일 보건의료 재난 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민수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상급종합병원장들과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정책 이행 시점을 이유로 환자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인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이날 "정부가 공공의료를 고사시키는 정책만 난무하고 있다"며 "파업은 정당하며 정부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회 공공성 강화를 위해 총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는 무상의료 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에서 "노조의 요구는 필수 의료가 붕괴하고 응급실 뺑뺑이 등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는 보건의료 체계의 현실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의료계가 양분된 가운데, 노조와 병원 또는 정부 간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2021년에는 총파업을 몇 시간 앞두고 '9·2 노정합의'가 이뤄져 현장 혼란을 피했으나 이번에는 '9·2 노정합의 이행 여부'로 공방이 오가는 터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13일 오후 1시30분 전국에서 상경한 조합원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1일차 총파업대회를 연다. 14일에는 서울·부산·광주·세종 등지에서 거점파업을 진행한다. 병원 또는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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