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만5천명 참여 예상…수술 취소·진료 지연 등 차질 우려
복지부 "파업 철회해야", 노조 "필수인력 투입해 환자피해 최소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D-1 |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의료인력 확충과 감염병 전담병원 지원 등을 요구하며 13일부터 이틀간 총파업을 벌인다.
전국에서 20곳가량의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45개 의료기관(조합원수 6만4천257명), 4만5천명의 보건의료인력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진료 차질 등 환자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인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12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2021년 9월 공공의료 확충을 약속했지만, 1년 10개월이 지난 현재 공공의대 설립 포기,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중단 등 공공의료를 고사시키는 정책만 난무하고 있다"며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며 정부가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총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는 무상의료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에서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는 필수의료가 붕괴하고 응급실 뺑뺑이 등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는 보건의료체계의 현실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를 통한 간병비 해결 ▲ 보건의료인력 확충 ▲ 직종별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 의사 확충과 불법 의료 근절 ▲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감염병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시도해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5월부터 사용자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사용자 측은 정부 핑계를 대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정부는 각종 제도개선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 핵심 쟁점 타결을 위한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정상 진료 불가' |
노조는 총파업 중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 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응급상황에 대비해 응급대기반(CPR팀)을 구성·가동할 계획이다.
이미 국립암센터나 부산대병원 등에서는 수술이 취소되고 환자들이 전원·퇴원조치되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보건의료노동조합 파업 기간 내 빠른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알렸다.
대한병원협회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보건의료노조가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인력 유지를 밝혔지만, 그 외 일반 환자들은 적시에 진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파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 18개소 병원장들과 만나 긴급상황점검회의를 했다.
박민수 차관, 보건의료노조 파업 관련 간담회 참석 |
박 차관은 "정부가 의료현장 개선을 위해 여러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책 이행 시점을 이유로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않다"며 "정부는 필수의료 대책, 간호인력 지원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할 것이며, 보건의료노조는 파업계획을 철회하고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박민수 제2차관을 반장으로 의료기관 파업 상황 점검반을 꾸리고 보건의료 재난위기 '관심' 단계를 발령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업 첫날인 13일에는 조합원들이 서울로 집결하는 대규모 상경파업이, 2일 차인 14일에는 서울, 부산, 광주, 세종 등 4개 거점파업 지역에 집결하는 총파업투쟁이 전개된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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