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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시위와 파업

'총파업·탄핵정국' 위기의 의료현장…복지부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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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 총파업에 입원 환자 내보내고 암 수술 취소도

의사들은 '의대정원증원' 놓고 의협회장 탄핵 움직임

뉴스1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투쟁 계획과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7.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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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료계가 총체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총파업이라는 강경 투쟁에 나선다. 각자 '더는 밀려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라 자칫 대형병원부터 동네 의원까지 일손을 놓는 의료 공백 사태가 우려된다. 의사 단체는 의대정원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할 보건복지부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3일부터 19년 만의 총파업에 나선다. 노조에는 전국 200여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 60여개 직종이 가입돼 있다. 노조는 조합원 중 4만5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참여 의료기관은 빅5 중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고려대학교의료원, 한림대학교의료원, 경희대학교의료원, 이화여자대학교 등 수도권 소재 중대형 의료원에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부산대학교병원 등 총 145곳에 달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 유지 업무 인력은 파업에 참여할 수 없고 노조도 응급상황에 대비해 응급 대기반(CPR) 팀 가동 방침을 밝혔으나 당장 일손이 부족해지는 터라 혼란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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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대병원지부가 지난 2021년 9월 2일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 내에서 피켓을 들고 부분 파업을 실시한 모습이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제공)2021.9.2/뉴스1 ⓒ News1 노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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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5건 안팎의 암 수술이 이뤄지는 국립암센터 소속 조합원들도 파업을 예고해 암센터는 13일, 14일에 잡힌 모든 암 수술을 취소했다. 수술실 인력은 있으나 환자 경과를 지켜볼 입원실에 간호인력이 없어 병실 운영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15일 이후의 수술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도 10일 병원장 공지를 통해 "12일까지 전체 입원 환자의 퇴원을 시행한다. 또 일부 외래진료가 축소될 것"이라며 "병동 간호사가 모두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정상적 진료가 불가능해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1대 5 배정 등 인력 확충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불법 의료 근절과 의사 인력 확충 △공공의료 확충과 회복기 지원 확대 △정당한 보상과 노정합의 이행 △노동개악 저지 등 7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10일 오후 조규홍 장관 주재로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파업 기간 비상 진료 대책 등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보건의료노조는 민주노총의 정치파업에 동참해서는 안 되며, 투쟁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곁에 남아달라"고 말했다.

의사 단체는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대한의사협회 내부에서 복지부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합의한 이필수 회장의 탄핵이 추진되고 있다. 협회 대의원회는 오는 15일 임시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한다.

이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물러날 경우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돼 복지부와의 협의에 비협조적이거나 강경 목소리가 득세할 수 있다. 의협 내부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내고 각종 수가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대정부 투쟁 강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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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 간호사들이 26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보건복지부를 항의 방문하여 보건복지부의 간호법 허위사실 유포, 불법진료 묵인 등을 규탄하며 간호사면허증 반납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6.26/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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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이 무산된 데 따른 대한간호협회와 복지부 사이의 냉기류도 여전하다. 간협은 의료기관과 의사들이 간호사에게 업무범위 밖의 불법 의료행위를 지시하고 있다며 준법투쟁을 진행 중이고 간호법 제정 무산 항의 차원에서 최근 4만3021명의 면허증을 반납하는 집회를 연 바 있다.

각 직역에 노조까지 불만을 드러내는 데 대해 복지부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현장 상황점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재 노력인데, 복지부에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공석이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복지부가 해결하기에는 이슈가 너무 커졌고, 최근 각종 보건의료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특히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추진에 있어서는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직접 나서 챙겼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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