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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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1일(현지시간)부터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한·일 정상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근시안적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한국과 일본 정상이 2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며 양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보다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런 근시안적 조치는 분명히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촉발하고 지역 국가들의 경계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별도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일본이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진출을 환영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도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소규모 파벌에 더 가까워지려 하고 있으며, 양국 정상회담 역시 미국 주도의 3국 동맹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中平)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은 양국 간 분쟁을 완화하고 3국 동맹이라는 미국의 목표에 더 잘 부합하는 긴밀한 군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런 관점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대중 봉쇄에 앞장서려 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반도 전문가인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전차에 몸을 싣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움직임”이라며 “역외 군사동맹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안정을 갈망하는 지역 국가들의 경계심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상회의에도 비회원국인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 정상들을 초청했다. 중국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려는 시도라며 강한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나토 내에서는 유럽 안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조직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 놓으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확장을 강요한다면 이는 다른 회원국의 국가 안보보다 자신의 패권적 목표를 우선하는 이기심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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