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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단독]“오염수 안전 처리땐, 후쿠시마 생선에 방사성 물질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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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방한 그로시 사무총장 본보 인터뷰

“IAEA 전문가들, 과학적 이견 전혀 없었다”

“후쿠시마 보고서 전적으로 확신

누구도 동의 안한다는 말 안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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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IAEA 종합보고서 작성 과정에 참여한 11개국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와 관련해 “한 전문가가 정치적 견해를 제기했을 뿐”이라며 “국제기준(norm)·과학적·기술적 측면에선 내부 이견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어떤 전문가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내게 말하지 않았다”며 “이견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AEA 보고서는 내 책임”이라며 “보고서 내용을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8일 방한 중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IAEA 보고서는) 합의나 의견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 영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를 향해 “IAEA 사무총장에게 일본에 오염수 해양 방류를 무기한 연기하도록 요구하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IAEA의 개입은 기술적 측면에만 제한된다”며 “한일 간 정치적 논의엔 끼어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 간에는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일본 현지 IAEA 사무소에 한국 인력이 상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그는 “한국 정부와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각에서 IAEA 종합보고서 작성 과정에 일본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두곤 “보고서는 IAEA가 전적으로 작성했다”고 일축했다. 한국 내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정당한 우려라면 한국 내 정치 단체는 물론 언론사·시위대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서도 “모욕적 영역으로 들어가면 (그러한 대화가) 의미 없다”고 했다.

‘지진 발생 시 미처리 오염수 누출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후쿠시마 물(오염수)이 담긴 저장 탱크를 지진 위험성 있는 곳에 두는 게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로시 IAEA총장 본보 인터뷰
“당장 수산물 수입해 먹어도 괜찮아… 저장탱크 지진지역에 두면 더 위험
IAEA가 보고서 작성… 日개입 없어
한일 정치적 논의 끼어들 수 없어”


동아일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위 의원은 민주당 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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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Yes), 예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한국이 당장 수입해서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물(오염수)이 안전하게 처리된다면 (후쿠시마산) 생선에 영향을 끼칠 방사성 핵종(核種)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물을 직접 마셔도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해역 수산물에 대한 (IAEA의) 점검은 실질적이고 포괄적으로 진행돼 왔다”고도 했다.

‘지진 발생 시 오염수 처리시설 고장으로 오염수가 누출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염수) 저장 탱크들을 장기간 지진 위험성 있는 곳에 두는 게 더 위험하다. (IAEA는) 일본에 오염수를 저장 탱크에 남겨두지 않도록 조처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IAEA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일단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유일하게 걸러지지 않는 게 삼중수소다. 다만 바닷물로 희석된 삼중수소는 자연에 존재하는 양보다 훨씬 적어진다. 일본 방류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IAEA는) 전 과정에 관여해 평가하고 개입하고 검증할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한국의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국에 무엇을 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오염수 방류는) 일본의 결정이다. (한국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IAEA의 개입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

―당신은 한국, 중국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걸 알고 있고 밝힌 바 있다.

“과학적·기술적 영역까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 없는 일반 대중이 (오염수 방류 과정 등을) 잘 알지 못하는 게 이상하거나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 제기나 질문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서 정면으로 대응하는 게 내 책임이고 내가 하는 일이다.”

―한국 내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도 크다. 일부 국내 누리꾼은 당신의 트위터를 악플로 도배하기도 했다.

“사이버 공간의 댓글 중 일부는 흥미롭지만 일부는 단순히 모욕적이다. 정직하고 정당한 우려라면 한국 내 정치 단체는 물론이고 언론사·시위대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모욕적 영역으로 들어가면 (그러한 대화가) 의미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IAEA 종합보고서 작성 과정에 참여한 11개국 전문가들 사이 이견이 있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있었다.

“전혀 없었다. 보고서의 과학적 근거는 절대적으로 정확하다. 한 전문가가 정치적 견해를 제기한 건 알고 있다. 누군가는 내가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기준(norm)·과학적·기술적 측면에선 내부 이견이 전혀 없었다. 어떤 전문가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내게 말하지 않았다. (IAEA) 보고서는 합의나 의견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 영역이다. IAEA 보고서는 내 책임이고, (나는) 보고서 내용을 전적으로 확신한다.”

―종합보고서 작성 과정에 일본이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보고서는 IAEA가 전적으로 작성했다. 우리는 이란, 우크라이나 등 매우 정치적 이슈로 여겨질 수 있는 특정국들 사안에 대해서도 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후쿠시마 오염수 보고서도) IAEA의 정상적 업무 영역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를 향해 “IAEA 사무총장에게 일본에 오염수 해양 방류를 무기한 연기하도록 요구하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수용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일본이 방류를 연기해야 하나.

“그건 한일 정부 간 문제다. 양자 대화를 통해 원하는 건 무엇이든 논의할 수 있다. IAEA의 개입은 기술적 측면에만 제한된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투명하고 무해한지 평가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한일 간 정치적 논의에는 끼어들 수 없다. IAEA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민주당의) 이유에 대해선 이해하고 있다. 동의하지 않는 이들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

―국민의힘에선 “일본 현지 IAEA 사무소에 한국 인력이 상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국 정부와 논의해 보겠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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