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유독 습도가 높다. 습도가 높으면 공기가 빨리 식지 못한다. 이로 인해 한밤중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나고 땀이 잘 마르지 않게 된다. 여름에 더 빨리 지치고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이유다. 한여름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과일로는 키위를 꼽을 수 있다.
키위는 맛도 좋지만 영양이 풍부한 수퍼푸드로 잘 알려져 있다. 각종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슘과 마그네슘도 들어 있어 신경 안정과 두뇌 건강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속이 노란 썬골드키위에는 비타민C가 100g당 152㎎ 포함됐다. 비타민C는 체내 물질대사와 생리 기능을 위한 필수영양소 중 하나로,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일상에서 겪는 피로감만 해결돼도 활기를 북돋을 수 있다.
키위는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도 좋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이 썬골드키위의 우울증 개선 효과를 조사한 적이 있다. 우울증 등 기분 장애 환자에게 4주간 썬골드키위를 매일 2개씩 섭취하게 한 결과 피로감은 38%, 우울감은 34% 감소했고, 활기는 31% 증가했다. 키위 속 트립토판 성분이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했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에서 합성이 되지 않는 필수 아미노산의 하나로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쓰인다. 즉 매일 키위만 챙겨 먹어도 기분 전환과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린키위의 경우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장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이롭다. 그린키위에 함유된 불용성 식이섬유는 변의 크기를 키우고 수분을 흡착한 채 대장 끝까지 도달하게 해준다.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변비를 예방하고 독소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린키위가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연구로도 입증됐다.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미국 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대 리처드 기어리 의사 과학자팀은 기능성·혼합형 변비 및 변비형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 18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군은 4주간 매일 그린키위 2개를, 대조군은 배변 유도제와 변비약의 핵심 성분인 차전자피를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그린키위를 먹은 실험군은 자발적인 배변 횟수, 브리스톨 대변 척도(BSFS)에 따른 대변 형태의 변화 등에서 차전자피를 복용한 대조군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키위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하지만 면역력이나 기력이 떨어진 사람, 당뇨로 혈당에 민감한 이들에게 특히 권한다. 실제로 썬골드키위와 그린키위의 혈당지수(GI)는 각각 48, 51로 낮은 편이다. GI는 특정 식품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를 나타낸 수치로, 일반적으로 55보다 낮으면 저혈당 식품으로 분류한다. 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면서도 당 수치를 높이지 않는 식품이라 당뇨 환자도 비교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키위는 영양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식품이다.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정량을 확인해 꾸준히 섭취하면 여름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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