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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약, 아픈 눈 속였다…녹내장 플라시보 효과 찾아낸 서울대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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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

가짜 약 투여 2개월째에 안압 하강

낙관적 믿음이 긍정적 결과 불러

중앙일보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주변부부터 서서히 중심부로 좁아지는 질환이다. 실명까지 이를 수 있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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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녹내장 치료에 있어 위약(Placebo)이 실제 안압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환자에서 위약 처치 전후를 비교했을 때 처치 후 2개월째에 1.30㎜Hg의 안압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한 위약을 사용하지 않은 비치료군과 비교한 순수 위약 효과를 계산했을 땐 안압 하강 정도가 2.27㎜Hg에 달했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충남대병원 최수연 교수, 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은 2022년 6월까지 발표된 녹내장 안약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논문을 검토해 녹내장 안약의 위약 효과를 결정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 중 하나다.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녹내장은 안압을 낮추는 치료가 질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신약의 개발과 임상시험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신약이 승인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위약군과의 효과 비교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녹내장 안약 관련 위약 효과를 정량화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학술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안압 감소 치료 관련 40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들을 통합해 표본 7829안을 확보했다. 최종 분석에는 33개의 위약군(2055안)과 7개의 비치료군(1184안)이 사용됐다.



순수 위약 효과 ‘2.27㎜Hg 안압 감소’ 확인



연구결과, 총 33개의 위약군에서 투약 전과 비교해 투약 2개월째에 1.30㎜Hg만큼 안압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연구팀은 네트워크 메타분석을 통해 치료군, 위약군, 비치료군으로 나눠 안압 감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치료군에는 안압 감소 기전 별로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군(570안) ▶베타 차단제군(820안) ▶알파-2 효능약군(288안) ▶탄산 탈수 효소 억제제군(1560안) ▶기타군(1352안)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위약군은 비치료군에 비해 2.27㎜Hg만큼 안압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 값은 시간에 따른 질병 경과가 반영된 순수 위약 효과로 볼 수 있다. 대상 환자들의 치료 전 평균 안압이 22.7㎜Hg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의 안압 감소를 보인 셈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녹내장 환자들에서 안압 감소 치료의 위약 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영국 교수는 “플라시보 효과는 낙관적인 믿음이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대표적인 경우”라며 “진료 현장에서 녹내장 안약을 이용한 안압 감소 치료가 상당한 위약 효과가 있다고 인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안과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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